토종 SPA 반격…2조원 시장 판도 뒤흔든다

2014-09-08     권희진 기자
[매일일보 권희진 기자] 토종 SPA(제조ㆍ유통 일괄화의류) 브랜드가 유니클로, 자라, H&M 등 글로벌 브랜드를 바짝 추격하며 치열한 공세를 펼치고 있다.국내 SPA 시장은 지난해 2조5000억원대로 추정,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저가를 무기로 내세웠던 SPA 브랜드들은 최근 품질 부문까지 보강하며 백화점, 로드숍, 대형 쇼핑몰까지 진출해 사세를 무섭게 확장해가고 있다.

제일모직 에잇세컨즈·이랜드 스파오 올해 초 흑자 전환
신성통상 탑텐, 1년 새 매장 52개 메가브랜드 성장 기대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토종 SPA브랜드로는 제일모직(에잇세컨즈), 이랜드(스파오), 신성통상(탑텐) 등이 대표적이다.론칭 2년차인 에잇세컨즈는 올해 매출 2000억원을 돌파했다. 제일모직은 최근 에잇세컨즈의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자회사(개미플러스유통) 형태로 운영해 오던 SPA 사업을 본사에 합병하기로 했다.제일모직은 향후 중국의 베이징ㆍ상하이 등에 5개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해 오는 2020년까지 중국 매출 1조2000억원, 국내 매출 8000억원으로 2조원을 돌파하겠다는 목표다.이랜드도 토종 SPA 브랜드 육성을 국내 패션사업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스파오와 미쏘, 슈펜 등 다양한 SPA브랜드를 공격적으로 내세우고 있다.지난 2009년 출시한 스파오는 지난해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올해 초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2010년 출시한 미쏘도도 3분기 안에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미쏘는 국내를 비롯해 일본, 중국 3개국에 모두 진출한 국내 유일한 브랜드로 3년 내 3개국에서 250여개의 매장으로 1조원 매출을 넘겼고 2020년까지는 세계시장에서 10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특히 이랜드가 국내 처음으로 선보인 신발 SPA브랜드 슈펜은 매 시즌 2000여개 신상품을 1만~3만원에 판매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하루 매출 1억원을 돌파는 기염을 토하는 등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신성통상의 SPA브랜드 ‘탑텐’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탑텐은 지난해 6월 서울 대학로에 1호점을 낸 이후 1년 만에 매장이 52개까지 급속도로 늘었으며 지난 4월에는 백화점 8군데에 동시 입점하는 데 성공했다.

신성통상은 오랜 기간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OEM) 경험을 토대로 SPA 브랜드 사업에 진출, 해외생산기지를 활용해 원가경쟁력을 높여 초저가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탑텐은 티셔츠가 7900원, 바지는 1만4900원부터 시작하는 등 옷값이 유니클로보다도 20~30% 저렴한 편에 속한다.

증권업계도 탑텐이 올해 매출 1300억원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며 메가브랜드로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업계 관계자는 “SPA 브랜드는 수요에 맞춰 공급이 가능해 재고율이 낮다는 장점이 있다”며 “지난해는 토종 SPA브랜드 업체들이 사업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면 올해는 유통망을 확장해 시장 선점을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