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11일 열린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여야 의원들이 격돌 끝에 파행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여가부 폐지를 주장하는 김 후보자를 향해 "원천적으로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했다. 야권은 먼저 '여가부 폐지 공약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을 묻는 서면 질의에서 김 후보자가 답변한 내용을 문제 삼았다. 민주당 측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답변이 "여야에 따라 달라졌다"고 비판했다.
여가부 폐지에 동의하는 김 후보자가 여가부 장관 청문회 자리에 설 수 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권인숙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민주당 간사는 "여가부 장관을 하겠다는 분이 (여가부 폐지에) 동의한다고 하고, 그러면서도 장관을 하겠다고 청문회에 참석했다. 이건 난센스"라며 "부처 폐지에 동의하는 사람이 청문회에 앉아있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김 후보자는 원천적으로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폐지하겠다는 건 여가부가 아니라 '여당가족부'"라며 "권력형성범죄에 눈감는 등 권력 앞에 무릎 꿇는 여성가족부가 아닌, '여당가족부'를 폐지하고 여성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을 어떻게 추진해 나갈지 검증하는 자리가 이 청문회 자리"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자녀의 입시 및 병역특혜와 관련한 '부모찬스' 의혹, 모친 및 남편 명의 기업과 관련한 '탈세용 가족기업 설립'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해당 의혹에 대한 김 후보자의 자료제출이 불성실하다며 정회를 요청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의 태도로 인해 "역대급으로 허접한 인사청문회"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송옥주 국회 여가위 위원장은 자료제출 요구에 대한 민주당 측 지적을 받아들여 오전 11시 10분경 정회를 선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