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된 이상직 무소속 의원이 대법원의 원심 확정으로 결국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다. 지난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정치개혁을 앞세우며 이 의원 등 비리 의혹 의원들을 국회 차원에서 제명하겠다고 했지만 흐지부지된 바 있다. 이 의원은 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민주당을 탈당한 바 있다. 그는 의원직 상실과 별개로 자신이 창업한 이스타 항공 관련 비리 혐의로 아직 재판을 받고 있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12일 오전 이 의원에 대해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국회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확정받으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2019년 1∼9월 세 차례에 걸쳐 2600여만원에 달하는 전통주와 책자를 선거구민 377명에게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시의원 등과 공모해 2020년 총선의 당내 경선 과정에서 권리당원에게 일반시민 여론조사 참여를 독려하는 문자메시지를 대량 발송하는 등 거짓응답을 권유·유도한 혐의, 선거공보물에 자신의 전과 사실에 대해 거짓으로 소명을 한 점 등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이 의원은 이번 사건과 별개로 이스타항공 관련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 의원은 계열사들이 보유한 540억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을 딸이 대표이사로 있는 이스타홀딩스에 100억여원에 넘겨 430억원의 손해를 회사에 끼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의원은 2020년 총선 당선 직후부터 이스타항공 경영 악화에 대한 책임 논란이 일었고 이에 민주당 윤리감찰단 조사를 거쳐 제명이 유력해지자 그해 9월 당을 탈당했다.
이후 민주당은 송영길 대표가 취임한 뒤 '정치개혁'을 앞세우며 이 의원과 윤미향, 박덕흠 의원을 제명하겠다고 했으나 대선 이후 유야무야됐다. 이 의원은 결국 이날 국회 제명이 아닌 법원의 판결로 의원직을 박탈당하게 됐다. 윤 의원과 박 의원은 여전히 의원직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