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가 ‘화장품’ 선물세트 사라졌다
저가 제품 대부분…일부 고가 제품도 인기
2013-09-09 김형석 기자
[매일일보 김형석 기자]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자 40대 회사원 이모씨는 남편과 은사님께 드릴 추석 선물세트를 사기위해 백화점을 찾았다.은사님이 여성이라 화장품 매장에 들어간 이모씨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가격대가 세트별로 너무 차이가 났던 것이다.중요한 은사님이다 보니 너무 값싼 선물을 하기에는 성의가 없어보이고 그렇다고 너무 비싼 선물은 금전적으로 부담이 커 중간가격대를 찾아봤지만 대부분 선물세트는 저가·실속형이었고 간간히 프리미엄 고가 제품만 눈에 띄었다.9일 업계에 따르면 화장품업계가 추석 선물세트로 내놓은 제품들은 실제로 저가와 고가로 양분됐다.국내 화장품 1위 업체인 LG생활건강 중저가 브랜드 더페이스샵은 보습 및 영양을 주는 주름개선 기능성제품이 들어간 ‘망고씨드 하트 볼륨 버터 스페셜 기획 세트’는 2만4900원에 판매한다. 어머님을 위한 프리미엄 한방 화장품 ‘명한 미인도 천삼송이 2종 스페셜 기획 세트’는 5만6000원으로 이른바 ‘실속형’이다.반면 인체줄기세포배양액을 첨가한 ‘오휘 더퍼스트 임페리얼 5종세트’는 가격이 무려 52만원대로 높은 가격대의 프리미엄 제품이다.하지만 10만원대 중반 가격의 세트는 선택 폭이 매우 좁았다.
업계 2위인 아모레퍼시픽도 상황은 비슷하다.
아모레퍼시픽에서 판매하는 ‘아이오페‘맨 바이오 2종’은 7만원대 ‘설화수 정양 2종 세트’는 11만원대에 판매해 5만원에서 10만원대 초반 제품이 종류가 가장 많다. 또한 발효 유기농 인삼 성분이 함유된 ‘한율 극진 에센스 기획세트’는 23만원에 판매하지만 10만원 중반대 제품은 상대적으로 품목이 적다.업계에서는 중간대 가격의 화장품 선물세트를 보기 힘든 이유는 장기 불황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지속되는 장기 불황으로 저가형 화장품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중간대 가격의 화장품 판매는 저조하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화장품업계 15개(유가증권 7개, 코스닥 8개)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4조5086억원으로 지난해 4조1595억원보다 8.39% 증가한 데 반해 LG생활건강의 중저가 브랜드 더페이스 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19% 증가한 254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코스맥스도 올해 상반기 1946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21% 이상 신장했다.이와 함께 자신이 원하는 특정 용품에는 고급 소비를 지향하는 ‘로케팅’ 성향으로 일부 프리미엄 제품 판매도 증가하고 있다.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고급 향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0% 증가했다. 갤러리아 백화점의 고급 향수 매출 역시 지난해보다 40% 오르는 등 일부 프리미엄 제품들은 물량이 부족한 실정이다.업계 관계자는 “장기 불황이 지속되다보니 중저가 제품이 그나마 인기를 끌고 있고 브랜드 이미지를 위한 프리미엄 제품은 출시해야 하지만 중간급 제품들은 수요가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