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측 이르면 주중 ‘자진납부’ 계획 발표
자녀들 연달아 가족회의…이자 5천억 안내도 돼…완납과 범법 수사는 별개
2013-09-09 김경탁 기자
[매일일보] 자신의 통장 잔고는 29만원 밖에 없다면서 1672억원 상당의 추징금 납부를 16년째 거부해온 전두환씨(사진) 측이 검찰의 전방위 압박이 이어진 끝에 이르면 이번 주 중 미납 추징금 1672억원에 대한 ‘자진 납부 계획’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전씨 일가는 전씨가 대통령직을 참칭한 기간 축척한 수천억원에 달하는 비자금을 퇴임 이후에도 온갖 불법적 수단을 동원해 굴리고 불려오면서 이제 그 재산규모가 수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법조계에 따르면 전씨 자녀들은 지난 4일에 이어 6일 저녁에도 서울 종로구 평창동 장남 재국씨의 거주지에 모여 추징금 납부 방안에 대한 막판 논의를 진행했다.전씨 자녀들은 이 자리에서 각자 분담금을 어떻게 나누고, 분담금 마련은 어떻게 할지 등 세부적인 실행 계획들을 주고받으며 검찰이 압류한 각자 몫의 재산을 포기하고 부족한 부분은 추가 납부하는 방식으로 하자고 잠정 결론내린 것으로 전해졌다.이날 만남에서 재국씨가 소유 미술품 등을 통해 50억원 가량을 추가 부담하고 재만씨 장인인 동아원 이희상 회장이 100억원 이상을 분담해 미납 추징금 1672억원을 완납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들은 재국씨가 700억원 상당, 재용씨는 500억원대, 삼남 재만씨는 200억원대, 딸 효선씨는 40억원 등을 부담키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었다.가족회의에서는 부동산에 설정된 각종 근저당권을 해제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가 오간 것으로 관측되며 특히 전씨 부인 이순자씨는 최근 현재 거주하는 연희동 자택을 국가에 헌납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전씨 부부는 부인 이씨가 1969년 매입한 본채와 전씨가 퇴임 직전 1987년 4월 땅을 매입해 지은 별채를 터서 하나의 집으로 사용해왔다. 별채는 대법원에서 추징금 선고가 확정된 뒤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었다가 지난 4월 셋째 며느리인 이윤혜씨가 구입했다. 현 공시지가로 본채와 별채는 4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전씨 부부는 이 사저에서 사망할 때까지 살다가 이후 국가에 무상으로 넘기는 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부동산 가치문제 등이 남았지만 자진 납부 계획이 무르익은 걸로 보인다”면서 “주초나 주중쯤 결론이 나올 것”라고 전망했다.한편 법조계에 따르면 전씨 일가의 미납추징금에 대해서는 시중금리 기준 5000억원에 달하는 체납 이자가 붙지 않아 원금만 갚으면 돼 완납이 되어도 사법정의가 실현되는 것은 아니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앞서 검찰은 전씨 측의 추징금 완납과 이번 환수과정에 드러난 각종 불법 행위에 대한 수사는 별개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