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반도체・배터리 지렛대로 IPEF 주도적 참여해야

2022-05-16     송영택 기자
송영택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국을 대하는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접근 외교 시계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윤 대통령 취임식에 미국은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남편이 축하사절단으로 참석했다. 중국은 왕치산 부주석이 참석했다. 대한민국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되기에 충분하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아시아를 전략적 중요지역으로 선택했다. 특히 중국을 경제적・안보적으로 압박하기 위해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와 4개국(미국・일본・인도· 호주)이 참여하는 포괄적안보협력기구 ‘쿼드’를 가동시키고 있다. IPEF는 △공정하고 회복력 있는 무역 △공급망 회복력 △청정에너지·탈탄소화·인프라 △조세·반부패 등 4개 분야 등을 핵심 의제로 삼고 있으며, 인도・태평양 국가들이 협력을 강화하자는 게 핵심이다. 중국을 겨냥한 것이 분명해 보인다.  미국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세계 공급망에서 중국을 떼어내려고 하고 있다. 미국의 세계질서 재편 구상에 중국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자유시장경제의 보편적 가치와 규범에 어깃장을 놓는 경우가 많다. 이에 미국은 노골적으로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맞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자국 주도의 경제협력질서를 구축하려는 것이다.  IPEF에는 미국 주도로 일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등이 적극적인 참여의사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인도,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대만 등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한국은 첨단산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반도체 제조국이다. 또한 전기차 배터리 생산 역량을 확보하고 있는 나라다. 반도체에 있어서 한국은 대만, 일본과 더불어 전략적으로 중요한 나라가 됐다.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한국이 주도적으로 IPEF에 참여함으로써 미국의 불안감을 해소시켜주고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계를 극복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렇게 될 때 중국이 한국을 막무가내식으로 대하지 못할 것이다.  ‘전략적 모호성 유지’ 프레임에서 벗어나 한국도 주도적으로 IPEF에 참여할 모양새다. 일부에서는 한국이 중국을 염두에 두고 IPEF 참여 타이밍을 실기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했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로 이러한 우려는 사라졌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를 통한 글로벌 공급망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며 ”정부가 주요국과 경제 안보 협력을 확대하고 국제 규범 형성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국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친중국 외교를 추진하면서 정통적인 한미동맹에 균열이 났다. 미국은 그동안 쿼드에 한국이 참여해 줄 것을 물밑에서 강력하게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을 너무 의식한 문 전 대통령은 끝내 쿼드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신 대미 외교역량을 총동원해 ‘종전선언’에만 매달렸다.  윤 정부는 4개 나라에 한국이 참여하는 역내 안보동맹 ‘펜타’를 구축하자고 역제안하자는 국제정치 전문가의 고언을 실행에 옮길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면 안보・경제 동맹이 구축돼 한국의 세계 위상이 크게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