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고유가에 전기차 호황 지속… 배터리 원가는 부담
1분기 전기차 판매 전년比 76% 증가
원자잿값 폭등에 배터리 원가 상승
2023-05-17 김명현 기자
[매일일보 김명현 기자] 배럴당 100달러를 넘는 고유가 시대가 지속되면서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배터리 원가 부담은 숙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과 중국 봉쇄 등 글로벌 악재 속에도 전기차 판매량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글로벌 악재 속에 전체 자동차 시장이 9% 감소했지만, 전기차 판매량은 여전히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BEV, PHEV) 올 1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약 197만대를 기록했다. 중국 시장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43% 증가한 110만대를 기록, 전기차 침투율이 17%까지 상승했다. 유럽 시장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미국 시장은 테슬라의 기록적인 판매량에 힘입어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3%, 전분기 대비 5% 증가한 22만대를 기록,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며 전기차 침투율은 6%까지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악재를 뚫고 전기차 판매량이 늘어난 배경에는 고유가가 있다고 본다. 고유가로 휘발유차 유지비용 부담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전기차 유지비용이 저렴하게 느끼는 소비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피플세이의 설문조사에서 고유가 상황에서 전기차가 내연기관차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응답이 절반 가까이 나왔다.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은 휘발윳값 급등에 불안해하고 있으며, 49%는 휘발유차 유지비용이 감당 안 되는 수준이라고 답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배터리 원가 부담이 늘어난 점은 불안요소다. 일반적으로 전기차에서 배터리가 차지하는 원가 비중은 30~40% 정도다.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가격은 올해 들어 70% 가까이 폭등했다. 또 다른 소재인 니켈도 올해 들어 60% 가까이 상승했다. 배터리 원가 상승이 불가피한 이유다.
전기차 판매량 증가세는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SNE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반도체 공급난 등으로 인해 기존 전망치 대비 5% 하향 조정된 약 930만대로 예상됐다. 그럼에도 지난해 대비 43% 증가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