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SKT, K-UAM 기반 끝내고 글로벌 시장 공략 나선다
한국공항공사·한화시스템·한국교통연구원과 동맹
UAM 기체 제조사 미국 ‘조비’와 MOU 체결
2023-05-18 조성준 기자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발 빠른 미래 신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는 SK텔레콤은 ‘도심항공교통(UAM)’에도 가장 먼저 뛰어들었다. 통신 1위 업체의 위상을 UAM 시장에서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T는 올초 한국공항공사·한화시스템·한국교통연구원과 함께 국내 최초 ‘K-UAM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지상에 있는 SKT의 5G 망을 통해 UAM 조종사-지상 통제소 간 관제·통신에 성공했고, 김포국제공항 상공을 약 3분 간 선회하는 실증에 성공했다.
이에 앞서 유영상 SKT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사내 핵심 임원을 모아 UAM 신규 사업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도 했다. K-컨소시엄은 이 TF의 결과물인 셈이다.
SKT는 컨소시엄을 통해 현재 LG유플러스가 노리는 ‘K-UAM그랜드챌린지(K-UAM GC)’ 실증사업에도 도전한다.
SKT 컨소시엄은 운항 서비스와 UAM 기체 도입, 버티포트, 교통 관리, 플랫폼, 시장 조사, 기상 정보 등 각 분야에서 참여 사업자가 역할을 분담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고층 빌딩 등 장애물과 공역 제한 이슈가 적은 인구 비밀집 지역을 대상으로 저밀도 사업을 거쳐 UAM 상용화 서비스 완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SKT 관계자는 “정부가 2019년 팀 코리아를 결성할 때부터 SKT는 원년 멤버로 참여해 꾸준히 UAM 사업을 진행해왔다”며 “K-UAM GC 실증사업 접수를 넣고 선정 결과를 지켜보려 한다”고 말했다. 팀 코리아는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한국형 UAM 상용화를 위해 구성한 민·관 합동 추진체다.
이밖에 SKT는 컨소시엄 구성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기체 제조사 ‘조비 에비에이션’과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조비는 2009년 미국에서 설립된 수직이착륙비행체(eVTOL) 제조사로, UAM에 활용되는 eVTOL의 최장 비행 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연방항공국(FAA)의 상업 비행용 허가인 G-1 인증을 획득한 곳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에어택시’로 통칭되는 항공형 소형 기체 기술력이 가장 뛰어난 업체로 평가된다.
SKT는 조비와 함께 기존 지상 교통수단 등 물리적인 요소를 지능적으로 연결하는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사업에도 진출한다는 입장이다.
조비는 자사가 개발 중인 기체를 글로벌 시장에 내놓기 위해 미국에서는 우버, 일본에서는 ANA, 한국에서는 SKT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SKT는 끈끈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직접 기체를 생산하지 않지만 운항 관제 통신 서비스 플랫폼을 토털 패키지로 제공하는 UAM 서비스 제공업체가 된다는 목표다.
SKT 하민용 최고개발책임자(CDO)는 간담회를 열어 “조비항공이 2024년 eVTOL을 상용화해 200~400대에 달하는 기체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로선 SKT가 약 10대 정도를 확보해 제주도 관광 목적이나 정부·지자체의 응급용으로 서비스하는 방안 등을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SKT의 UAM 시장 진출은 SK그룹 차원에서 추진되는 사업이다. SK의 UAM 프로젝트에는 SKT 뿐 아니라 다양한 계열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조비에비에이션의 배터리는 SK온에서 제작하고 있으며, UAM 관광은 워커힐, 인프라는 SK에코플랜트, 충전은 SK E&S 등과 협업을 기대하고 있다. UAM이 다양한 분야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만큼 생태계 형성에 SK가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