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단편 ‘소나기’ 원본을 둘러싼 새로운 논쟁

소나기가 원본이냐 소녀가 원본이냐, 열띤 토론

2014-09-10     강태희 기자
[매일일보]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소나기마을에서는 9월 13일부터 사흘간 경희대와 양평군이 주최하는 제10회 황순원문학제가 열린다. 행사 기간 중 13일후 황순원문학관 강당에서 황순원문학 세미나의 주제는 ‘황순원 기념사업의 방향과 초기작품의 재조명’이다.1부에는 최동호 황순원학회 회장(고려대 교수)의 기조강연과 박덕규 단국대 교수의 기조발제, 소설가 김주성의 주제발표가 준비되었다. 2부에는 김동환 한성대 교수, 박태일 경남대 교수의 주제발표가 이어진다. 특히, 이번 세미나는 ‘국민단편’이라 불리는 소나기, 그리고 같은 작품에 다른 제목이 부여된 소녀의 원본을 둘러싼 논쟁 등 서지상의 논란에 대한 새롭고도 열띤 토론이 예상된다.김동환은 황순원의 소나기를 ‘서지(書誌)’의 측면에서 다룬다. 이는 “‘텍스트의 생성과 발전’이라는 맥락을 설정하고 그에 따른 주요 사항을 기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김동환은 이 논문을 통해 “소나기와 같은 문학적 자산은 현재 우리 사회의 전 세대가 공유하고 있는 자산인 만큼 그것을 유지해 나가고 보다 심화된 교육적 대상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물론, “한국문학의 범위를 넘어 세계보편적인 문학의 범위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소나기의 위상을 정립”할 필요성을 역설한다.박태일은 신문학본 소나기와 협동본 소녀 사이 앞뒤 순서를 확정하기 위해 그 둘을 텍스트 안쪽에서 견주어 따지고, ‘소나기의 여러 파생본의 변개 양상’을 살핀다. 박태일은 이 논문을 통해 “소나기에 대한 문학 안팎의 지식과 이해를 더 다채롭고 꼼꼼하게 이끄는 일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소중한 작업”이라 강조하는 한편, “소나기에 대한 결정본 설정의 필요성을 일깨우고 근대 소설문학의 이해와 연구가 텍스트 수준에서 더욱 엄밀해져야 할 필요성”을 역설한다.김동환이 소나기의 원본이 소녀라고 주장하는 데 비해, 박태일은 소나기가 원본이라는 주장을 가지고 있다. 소녀에는 소나기에 없는 네 문장이 마지막 대목에 더 있다는 사실이나, 소녀의 세부 문장이 소나기와 어떻게 다르다는 사실 등이 각기 주장이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소나기가 한글세대 이후 모두의 가슴에 깃든 첫사랑의 로망이라는 사실과 더불어, 이 원전의 구명이 현재 문단과 학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