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한미 경제·안보 공조 활성화…재계가 앞장
바이든, 삼성전자 반도체공장부터 방문…이재용, 직접 안내할 듯
현대차, 대미 전기차 투자 발표 전망…양국 비즈니스 협력 성과 기대
2023-05-19 이재영 기자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공급망 재편 구도 속에 한미 경제・안보 공조를 강화할 새 협상을 재계가 주도한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첫날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찾고 이튿날엔 주요 재계 인사와 만찬을 함께 하는 등 경제계 스킨십이 순방일정의 주를 이룬다. 재계는 이미 작년 양국 정상회담에서 대규모 대미 투자를 약속했던 만큼 이번 일정에서 협상의 실리를 살려 호혜적 관계를 구축할지 주목된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재판 일정을 조율해 당일 바이든 대통령의 평택 반도체 공장 안내를 직접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현장에는 윤석열 대통령도 동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를 대동할 것으로 전해져 양국 반도체 동맹을 위한 격식이 갖춰질 전망이다.
임기 첫 아시아 순방 일정에서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구체화할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공장을 먼저 찾음으로써 거두절미하고 본론에 직결한다. 미국의 대중 공급망 견제는 공적자금을 위시한 반도체 굴기를 억제하는 성격이며, 이러한 경제 압박을 정치적 압력으로 연결시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대만 TSMC와의 3나노 파운드리 공정 경쟁에서 수율 이슈를 겪은 탓에 퀄컴의 발주 물량을 뺏길 것이란 후문에 시달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퀄컴 CEO를 대동한 것은 이러한 경쟁 구도 속에 양국 동맹의 이점을 강조하는 의도가 비친다. 삼성전자는 앞서 미국 테일러시에 20조원 규모 파운드리 공장을 짓기로 했으며 상반기 내 착공한다. 이에 대해 발주처 중 하나인 퀄컴이 발주물량으로 화답하면 투자회수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다.
이튿날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의 만찬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한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와 손경식 경영자총협회장, 구자열 무역협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최진식 중견기업협회장 등 재계 인사가 대거 동석한다. 이들은 미국 경제계와 상호협력을 위한 밀도 높은 대화를 이어갈 전망이다. SK의 경우 ARM 인수를 검토 중인 SK하이닉스가 퀄컴과 컨소시엄을 꾸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관련 비즈니스 성과가 도출될지 관심을 끈다.
현대차는 이번 방한 때 9조원 규모 미국 전기차 공장 건립을 발표할 것으로 현지 매체들이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국내 현대차 노조가 해외 일자리 유출을 우려하며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전날 산업부 차관이 기아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국내 전기차 21조원 투자 계획을 먼저 발표했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이 IPEF 창립 멤버가 될 것을 공언하자 중국이 불쾌한 심사를 드러냈다”며 “제2 사드마저 염려되는 가운데 이번 순방에서 경제 분야의 발전적 논의가 오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