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베트남서 첫 ‘세일즈 외교’ 성과는?

원전수주 기반 조성 등 ‘윈윈’ 관계 강화
‘신흥경제권’ 아세안으로 외교 무대 확장

2013-09-10     고수정 기자

[매일일보 고수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베트남 방문은 무역·통상, 에너지·자원, 개발협력 등 다양한 경제 분야에서 상호 ‘윈윈’의 협력관계를 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박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쯔엉 떤 상 국가주석과의 첫 정상회담을 통해 상생협력 프로그램 추진에 합의함으로써 올해 하반기 일련의 적극적인 정상 세일즈 외교를 가동하는 기반을 마련했다.한·베트남 정상회담은 박 대통령이 경제활성화를 위해 직접 발로 뛰는 ‘세일즈 외교 대통령’으로서 자리매김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의미가 크다. 특히 우리의 외교 무대를 신흥경제권으로 부상중인 아세안(ASEAN)으로 크게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3대 에너지·자원분야 진출 확대

박 대통령의 대(對)베트남 세일즈 외교의 우선적 성과는 원자력발전 협력과 화력발전소 건설, 석유비축시설 건설 및 운영사업 등 3대 에너지·자원 프로젝트의 수주 기반을 조성했다는 점이다.베트남은 2030년까지 1000㎿ 이상급의 원전 10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미 러시아와 일본이 2010년 원전수주를 사실상 확정하고 타당성조사를 추진 중인 가운데 우리나라는 2기에 대한 사업권 획득을 추진중이다.베트남 측은 지난 6월부터 한국전력공사와 18개월 간의 예비타당성조사 계약을 체결했으며 조사결과가 나오면 베트남 정부가 이를 검토한 뒤 국회 승인을 받아 수의계약 여부를 결정한다.이와 관련해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우리 원전기술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강조하면서 베트남 원전수주를 위한 적극적인 당부를 통해 업계를 지원했고 상 주석도 한국 원전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그 결과 양 정상은 한국의 원전개발 경험과 기술을 공유하는 것이 베트남 원전산업 육성에 기여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지속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FTA 2014년까지 타결키로

양국이 내년 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키로 한 점도 주목할 만한 성과다. 양국은 올해 하반기 중 두차례 추가 협상을 열기로 합의했다.박 대통령과 상 주석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개발수준을 고려하면서 2014년 중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FTA 체결을 목표로 협상을 가속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우리나라는 베트남이 회원국으로 들어가 있는 아세안과 이미 FTA를 체결한 상태지만 한·아세안 FTA의 경우 개방 폭이 높지 않기 때문에 한·베트남 FTA를 통해 베트남을 특별대우해 주는 효과가 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또 2008년 체결된 일본·베트남 FTA에 대응하고 우리 기업의 대베트남 투자를 보다 자유롭게 하기 위해서도 한·베트남 FTA가 중요하다고 정부는 보고 있다.양 정상은 무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2020년까지 무역액 700억달러 달성을 위해 공동 노력키로 합의했다. 특히 우리측은 베트남 상품의 한국수출 확대 필요성에 공감하고 보다 균형된 무역확대를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적극 모색키로 했다.이는 양국간 무역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대베트남 수출액은 159억5000만달러에 달했지만 베트남의 대한국 수출액은 57억2000만달러에 그쳤다.박 대통령은 베트남에 진출한 1800여개의 우리 기업을 위한 투자여건 개선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정상회담에서 베트남측은 투자 및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키로 했으며 한국 기업들의 인프라 구축, 하이테크, 부품소재산업, 제조업 등의 분야에서 투자확대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공동성명에 담았다.

각종 개발협력 지원도 합의

두 정상은 양국 간 우호교류 증진을 위해 우리의 발전경험을 전수하고 베트남의 기초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각종 개발협력에도 합의했다.양측은 우선 한국국제협력단(KOICA) 사업으로 추진될 베트남 과학기술 연구원(V-KIST) 설립 사업이 양국 개발협력의 성공사례가 되도록 협력키로 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 외교부 장관과 베트남 기획투자부 장관 사이에는 7000만달러 규모의 MOU가 전격 체결됐다.

또 베트남의 교통 인프라 구축을 위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최초의 대베트남 민관협력 사업인 ‘딴번~연짝 도로건설’ 사업의 MOU(2억달러 규모) 체결을 환영하고 이 사업이 베트남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하기를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