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전동킥보드 시장, 제도개선 미비로 죽어가고 있다

김필수(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2023-05-22     기고
[매일일보 기고] 전동킥보드 시장에 대한 규제가 본격 시작되면서 퍼스널 모빌리티(PM) 시장은 죽어가고 있다. 3년 전 길거리 등에서 활용도가 높았던 전동킥보드 시장이 규제 강화 여파로 위축되고 철수하는 관련 기업이 늘어나면서다. 당시 정부는 정확한 시장 분석과 계획 없이 법적 강화를 무분별하게 두 번 진행했다. 보행자 안전은 고사하고 시장 자체도 죽이는 실수를 저질렀다. 현재 17세 이상의 청소년이 원동기장치 자전거면허를 취득해야 하고 헬멧 등 안전장치 장착은 기본이며, 보도 운행 금지, 차로와 자전거도로에서만 운영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각 지자체에서는 약간의 문제만 발생해도 즉시 견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현재의 가장 큰 문제는 전동킥보드는 자전거가 아니라는 것이고 이전의 다른 법적 잣대인 그릇에 억지로 새로운 이동수단인 전동킥보드를 넣다 보니 그릇의 크기가 맞지 않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전동킥보드 등 퍼스널 모빌리티를 크게 멀리 보고 담을 수 있는 새로운 그릇, 즉 법적 및 제도적 기반을 다시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작년 국회에서 전동킥보드 정책개선토론회를 개최하면서 전문가와 관련 기업은 물론 국회 관계자도 처음으로 모인 제대로 된 정책토론회가 마련됐다. 그 이전엔 제대로 된 관련 토론회도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두 번이나 법을 개정할 정도로 최악의 법 개정이 되었다는 뜻이다. 당시 정책 토론회 이후 마련된 1차적 개선을 위한 법적 기준을 마련해 국회 개정을 진행했으나 대통령선거 준비로 인한 국회의 소홀과 외면 등으로 지금까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곧 지방선거도 있어 위원회 재구성 등 다양한 준비가 요구되는 법적 준비는 아직도 어려운 상태다. 개선된 법적 기준은 시속 25Km미만에서 시속 20Km미만으로 낮추자는 것이다. 특히 전동킥보드의 바퀴 구경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키우기로 했다. 자동차 대비 바퀴 구경이 작아서 보도 턱이나 고르지 못한 도로 등에서 부상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전동킥보드와 전혀 관계가 없는 원동기장치 자전거면허 취득 기준을 개선키로 했다. 싱가포르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 전동킥보드 전용 원격 자격기준 등 다양한 자격 취득 등으로 개선하는 방안이다.  헬멧 착용 부분도 크게 개선했다. 전동킥보드의 헬멧 착용 의무화는 의미가 없는 만큼 성인은 권고사항, 청소년은 의무 착용으로 정리된 상황이다. 더불어 지자체에서 각자 진행하고 있는 불법 주차 전동킥보드 수거 문제도 분명 개선시켜야 한다. 수거업체는 건당 수당이 적지 않아 무작정 수거에 혈안이 되어 있고 기준도 모호해 확실한 기준이 요구된다. 상기와 같은 개선 방안이 마련돼 법적인 자격을 취득한다면 시장의 개선은 물론 소비자 보호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 그러나 앞서와 같이 대선이나 지방선거 등 여러 문제로 인한 관심이 떨어졌다. 중장기적으로는 도로교통법 내에 별도의 단원을 만들어 전동킥보드를 포함한 모든 퍼스널 모빌리티 관련 규정으로 구상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정부가 서둘러 통과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