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첫날 이재용 마지막 날 정의선 만난 바이든
한국 도착 직후 삼성반도체 방문에는 尹대통령도 동행
2023-05-22 김정인 기자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한국 도착 직후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고 방한 마지막 날에는 숙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만나는 등 방한 내내 경제행보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20일 오후 늦게 오산 미군기지를 통해 한국에 들어온 바이든 대통령은 곧장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삼성반도체 평택공장을 찾았다. 이 부회장은 직접 두 정상을 안내해 공장 시찰을 도왔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은 곧 양산에 돌입하는 차세대 GAA(Gate-All-Around) 기반 세계 최초 3나노미터 반도체 시제품을 두 정상에게 공개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이후 환영사에서 “반도체는 현대 세계의 엔진으로 모두를 위한 성장과 기회의 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삼성반도체 연설에서 “이 부회장이 삼성 반도체 시설로 맞아 주신 데 대해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며 “이 행사는 이번 방한의 경사로운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양국이 함께 만들어 갈 협력과 혁신의 미래를 상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이곳에서 생산하는 최첨단 칩과 관련해 삼성은 세계에서 이를 생산하는 3개의 기업 중 하나라고 알고 있다. 대단한 업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며 “이 공장은 또한 양국의 혁신에 대한 긴밀한 결속을 반영한다”고 했다. “이 칩을 만드는데 쓰이는 여러 기술과 장비는 미국에서 설계되고 생산되었다”는 이유에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삼성이 지난 5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 달러 규모 투자를 결정한 데 대해 감사를 표시하고 “이 공장은 한미 양국의 국제경제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해 준다. 그리고 공급망의 회복 탄력성, 안정성, 안전을 유지하게 해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도 같은 자리에서 “오늘 바이든 대통령의 평택 캠퍼스 방문은 반도체가 갖는 경제·안보적 의미는 물론, 반도체를 통한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저는 반도체가 우리 미래를 책임질 국가안보 자산이라고 생각하면서 과감한 인센티브와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며 “바이든 대통령도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투자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할 뿐 아니라 미국의 첨단 소재·장비·설계 기업들의 한국 투자에도 큰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 방문을 계기로 한미 관계가 첨단기술과 공급망 협력에 기반한 경제 안보 동맹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날인 21일 정상회담 이후 가진 만찬에서도 한국 기업인들과 회동했다. 만찬장에는 이 부회장과 정 회장 외에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의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재계 인사 10여 명이 참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마지막 날인 22일 오전에는 숙소인 서울 용산 그랜트 하얏트 호텔에서 정 회장과 따로 만나기도 했다. 전날 현대차가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한 것에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로보틱스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등 미국에 50억 달러(6조3600억 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현대차의 대규모 투자에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