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끈 전두환 추징금 환수…110일 만의 성공

검찰 전담팀, 전씨 일가 ‘백기 투항’ 받아내

2014-09-10     허영주 기자
[매일일보] 검찰이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급 전담팀’을 구성한 지 110일째인 10일, 전씨 일가가 1672억원에 달하는 미납 추징금 납부계획을 발표했다.추징금 확정판결로부터 16년을 끌어온 추징금 환수 작업이 마침내 그 끝을 향해 가고 있다.지난 5월 24일 전담팀이 구성될 당시에만 해도 검찰 내부에서조차 추징금 환수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전두환 추징법’ 제정과 끓어오르는 국민 여론의 지지로 검찰은 ‘일가 형사처벌’이라는 강수를 꺼내 들수 있었고 결국 전씨 일가의 백기투항을 받아냈다.1997년 확정 판결 이후 순탄치 않았던 전씨 추징금 환수 문제는 채동욱 검찰총장이 취임한 뒤 세간의 관심사로 떠올랐고 미납 추징금 시효가 오는 10월로 만료된다는 사실이 다시 부각되면서 검찰은 지난 5월 24일 서울중앙지검에 집행 전담팀을 구성했다.당시 채동욱 총장은 “정의 바로세우기 차원에서 특별수사를 한다는 비상한 각오로 계좌추적, 자산추적, 압수수색 등 모든 방법을 총동원해 추징에 나서달라”고 주문했다.정치권에서도 전씨의 미납 추징금이 이슈가 되면서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 제정에 들어갔고 결국 국회에서 법이 통과되면서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추징금 환수 시효는 2020년 10월까지로 7년 늘어났다.장남 재국씨와 차남 재용씨 등 전씨 가족이 소유한 재산이 전씨의 비자금으로부터 왔다는 점만 밝혀내면 해당 재산에 대한 추징도 가능지면서 추징법 시행 나흘 만인 7월 16일 검찰은 전씨 사저에 대해 재산압류 처분을 내림과 동시에 일가 소유의 회사 사무실과 주거지 17곳에 대해 압수수색에 들어갔다.이렇게 본격적인 추징금 환수 작업의 막이 오르면서 당초 ‘추징’에 무게를 뒀던 검찰의 칼끝은 전씨 일가에 대한 압수수색을 거치면서 수사전환 쪽으로 조금씩 옮겨가기 시작했다.단순히 1600억원이 넘는 거액 추징금 환수가 아니라 전씨 일가의 재산형성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다면 수사를 통해 그 실체를 끝까지 파헤쳐 보겠다는 각오를 내비치기도 했다.검찰은 지난 8월 12일 전씨 일가 중 가장 먼저 전씨의 처남 이창석씨를 소환함으로써 전씨의 미납추징금 관련 활동이 ‘환수’에서 ‘수사’로 본격 전환됐음을 선언했고, 이튿날 전씨 조카 이재홍씨 주거지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이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체포했다.다시 하루 만에 처남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검찰은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일각에서는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서 압박할 경우 전씨 측이 이를 무마하기 위해 은닉재산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전씨 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