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똘똘한 한 채'를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

2023-05-24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 소장
김인만
올해 1분기 서울에서 거래된 주택 10채 중 3채는 서울거주자가 아닌 외지인들이 샀다. 서울 주택매매 1만4544건 중 외지인 비중이 4406건으로 2006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라고 한다. 이는 똘똘한 한 채 현상으로 서울 주택을 매매하려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준공 후 미분양인 악성 미분양의 경우 서울 수도권 지역은 554가구로 전달보다 3.8%가 줄었다. 반면 지방은 악성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다. 대구, 대전처럼 그 동안 많이 오르기도 했고 공급과잉의 후유증을 받는 지역은 미분양이 늘어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의 악성미분양은 195가구로 전달 대비 58.5%가 늘었고, 대전은 23.7%가 늘었다. 물론 지방이라도 속초, 충주 등 그 동안 저평가 받았던 비 규제지역 중소도시들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언제까지 강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이런 똘똘한 한 채의 양극화 현상을 우리는 어떻게 봐야할까. 투자측면에서 선택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로 봐야한다. 부동산시장 흐름이 상승세였던 2020년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더 먹느냐, 덜 먹느냐의 문제지 먹는 것은 거의 확실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었다. 전국 미분양 주택 수 추이를 보면, 2019년 12월 4만8000가구에서 2020년 12월 1만9000가구로 줄어들었고 지난해 10월 1만4000가구까지 줄어들었다. 입지나 분양가 등 여러 측면에서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미분양주택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투자하는 현상이 강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1만8000가구, 올해 3월 2만8000가구까지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묻고 따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저금리, 유동성의 힘으로 아무거나 사도 오르는 시대는 이제 지나가고 있다. 반응속도가 빠른 선행지표인 주식시장만 보더라도 2020년과 같은 좋은 시절이 끝났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주식투자하시는 분들 만나면 반등은 있을 수 있지만 좋았던 시절은 지나갔다고 한 목소리를 낸다. 부동산시장은 주식시장과 다를까. 물론 다른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 전세제도가 있어 버팀목 역할도 해주고, 타성기간이 긴 공급물량의 불균형도 있으며, 환금성도 낮다. 서울의 경우 공급부족이 지속되면서 큰 폭의 하락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고 일부 인기지역은 오를 수도 있다. 그렇다고 2020-2021년처럼 급등하는 파티가 다시 시작될 가능성은 낮다. 과도한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크고 오르기 시작한 금리인상이 부담스러우며 입주물량까지 늘어나게 되면 더욱 그렇다. 어찌되었건 부동산시장 흐름이 달라졌다. 서울 외지인 투자가 늘어났다, 서울 강남이나 재건축 아파트는 올랐다는 똘똘한 한 채 현상은 이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하는 시기이고 확실한 곳만이 살 길이라는 투자 생존 전략이다. 가뭄이 들면 호수 중앙에 마지막까지 물이 남지만 가뭄이 지속되면 결국 중앙의 물도 다 마른다. 그렇다고 부동산시장이 지금 당장 중앙의 물이 마를 만큼 가물지는 않다. 단비가 몇 번 올 수도 있다. 하지만 다시 저금리로 가지 않는 한 호수의 물이 넘칠 만큼 많은 양의 비가 오지는 않을 것이다. 넘치는 유동성의 힘으로 벌인 파티는 이제 마감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한 뉴스에서 봤던 멘트가 인상적이다. “끝나지 않는 파티는 없다” 지금은 끝나가는 파티에 미련을 가지고 아쉬워할 것이 아니라 언젠가 다가올 파티가 끝난 후 기다리는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