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5년간 247조 투자・5만명 고용…국내에만 179조 투자
반도체∙배터리∙바이오 핵심 성장 분야에 투자 집중
핵심 성장동력 분야 담당할 국내 인재 5만명 채용
2023-05-26 이재영 기자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SK그룹이 5년간 국내에만 179조, 총 247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26일 발표했다. 반도체(Chip),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등 이른바 BBC 산업으로 압축되는 핵심 성장동력을 강화함으로써 국내 5만명의 인재를 채용할 것도 약속했다.
삼성, 현대차, 롯데, 한화 등 재계 주요 그룹들이 대규모 국내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발표하자 SK그룹도 그 바톤을 이었다. 글로벌 경영환경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성장과 혁신의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자와 인재 채용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 SK측의 설명이다.
SK그룹은 AI(인공지능)와 DT(디지털전환)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반도체라고 보고, 반도체 및 반도체 소재에 전체 투자 규모(247조원)의 절반 이상(142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또한 전체 투자 규모(247조원) 중 국내 투자만 179조원에 달해 국가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SK그룹은 2030년 기준 전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210억톤)의 1%인 2억톤의 탄소를 줄인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수소, 풍력,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미래산업에 67조원을 투자, 넷제로(Net Zero)를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SK그룹은 향후 5년간 ▲반도체와 소재 142조2000억원 ▲전기차 배터리 등 그린 비즈니스 67조4000억원 ▲디지털 24조9000억원 ▲바이오 및 기타 12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전체 투자금의 90%가 BBC에 집중될 만큼 이번 투자는 핵심성장동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
반도체 및 소재 분야 투자는 주로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집중됐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비롯해 반도체 Fab 증설, 특수가스와 웨이퍼 등 소재∙부품∙장비 관련 설비 증설 등이 투자 대상이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같은 반도체 및 소재 분야 투자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2∙3차 협력업체의 투자와 고용 창출로 이어져 경제 파급 효과가 커진다는 점에서 대∙중소기업과 지역사회와의 상생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린 에너지 분야는 전기차 배터리와 분리막 생산 설비를 증설하고 최근 SK가 주력하는 수소 등 신재생에너지 생산설비를 갖추거나 글로벌 기업에 투자해 그린 에너지 기술력과 경쟁력을 강화하는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바이오 분야는 뇌전증 신약과 코로나19 국내 백신 1호 개발 신화를 이어갈 후속 연구개발비와 의약품위탁생산시설(CMO) 증설 등이, 디지털 분야는 유무선 통신망과 정보통신 콘텐츠 개발 등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SK그룹은 성장동력을 찾고, 이를 키워나가는 주체는 결국 인재라고 보고, 고용 창출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SK그룹은 2026년까지 5년간 5만명을 채용키로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4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주재한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에서 “경제가 우울한 상황”이라며 “어려울 때 투자와 고용을 발표하는 것이 조금이나마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SK는 이미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왕성한 행보로 투자를 확대해왔다. 미국 수소전문 기업 플러그파워 지분 일부를 8000억원에 인수하고 베트남 마산그룹 유통 자회사 지분 매입에 4600억원을 쓴 바 있으며, 초급속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 시그넷 EV도 2930억원에 사들였다. 또 베트남 마산그룹 산하 크라운엑스에 4000억원을 쓰고, 미국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생산업체 CBM에 4200억원을 투자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소형모듈원자로(SMR)기업 테라파워와 손잡고 원전 투자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으며, 전기차 핵심 부품인 전력반도체 설계・제조사 예스파워테크닉스를 1200억원에 사들이는 등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반도체 설비투자 측면에서는 가장 최근 국내 유일 반도체 웨이퍼 기업인 SK실트론이 구미국가산업단지 3공단에 3년간 총 1조495억원을 투자하기로 해 국내 고용 창출이 확대될 것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SK실트론은 구미 지역의 경제 활력을 제고하는 한편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SK는 경제적가치와 사회적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보텀라인(DBL)’ 경영을 주창하며 사업 투자가 사회가치 창출의 선순환을 이루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SK가 내부적으로 집계한 지난해 사회적 가치 창출 금액은 18조4000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7조원(+60%)가량 증가한 수치다. SK그룹은 지난해 10월 전기차배터리와 수소 등 친환경 사업에 10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SK㈜와 SK E&S의 수소연료전지 기업 플러그파워 공동투자, SK 에코플랜트의 전기·전자 폐기물 기업 테스 인수 등 친환경 미래사업 분야에 투자한 사회적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해 성과 향상을 위한 의욕을 고취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