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정의선, 재계 마당발 된 사연
대한상의 주도 ‘기업가정신 선포식’ 총수 유일 참석
차-배터리 등 사업연계 강화돼 타그룹과 협업 활발
정의선 회장 장녀 결혼으로 대우家와 사돈 맺기도
2022-05-26 김명현 기자
[매일일보 김명현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재계에서 그 어느 때보다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선정한 전세계 자동차업계 최고 혁신가에 이름을 올린 이후 이달 하순들어 '하루 걸러 하루꼴'로 공식행사에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마당발로서 그의 면모가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글로벌 종합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을 위한 그룹 수장의 활발한 행보에 업계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국가의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국내외 민관 경제협력 확장이 순항하는 가운데 재계 마당발로 사업 영토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기업가정신 선포식에선 정 회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제외하고는 10대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참석했다.
정 회장은 이날 대기업을 대표해 진행한 축사에서 "기업을 둘러싼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소중히 여기며, 기업의 역할을 사회 가치 증진까지 확장하는 신기업가정신이 기업의 할 일과 목적에 대한 답"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포식 감동 지속을 위해 실천과 행동이 중요하다"며 많은 기업의 참여를 독려했다.
이는 선포식의 격을 높여 해당 행사를 주도한 최 회장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지속 가능성을 담보한 기업 성장을 위해 두 총수가 힘을 쏟고 있다는 분석 역시 나온다. 앞서 지난해 9월 발족한 수소기업협의체 'H2비즈니스서밋'도 두 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무엇보다 정 회장은 전동화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관련 기업과의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국내 배터리 기업과 동반 성장을 추진하며 글로벌 영향력 강화를 꾀하고 있다.
업계에선 그룹의 미국 전기차 생산체계 구축에 기여할 국내 배터리사와의 전략적 제휴 발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LG, SK, 삼성 등 국내 배터리 3사 중 한 곳과 합작사를 설립하는 방안이 유력하단 얘기다. 지난 21일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을 발표하면서 안정적인 배터리 조달을 위해 인접한 부지에 배터리셀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9월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에 배터리셀 합작공장 착공에 나서기도 했다. LG와의 배터리셀 합작공장은 2023년 상반기 완공해 2024년 상반기 배터리셀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편 정 회장은 다음달 장녀의 결혼으로 대우가(家)와 사돈을 맺는다. 장녀의 결혼 상대는 김우중 대우그룹 창업자의 형인 김덕중 전 교육부 장관의 손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