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후보 이름도 모르고 투표...도 넘은 깜깜이 선거

투표용지만 7장...광역·기초단체장 후보도 다는 몰라

2023-06-01     김정인 기자
제8회
[매일일보 김정인 조현경 박지민 조민교 기자] 광역단체장이나 기초단체장을 넘어가면 후보의 이름조차 모른 채 투표용지에 기표하는 깜깜이 지방선거가 올해도 어김없이 되풀이 됐다. 1일 서울 영등포구의 20대 김모씨는 본지에 “서울시장 후보들은 당연히 알고 구청장 후보들까지는 알지만 그 이상은 잘 모르겠다”며 “7장이나 되는 투표용지에 나오는 후보들은 무슨 수로 다 알고 투표장에 나갈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선거 공보물이 있기는 하지만 크게 도움이 되진 않는다고 했다. 서울 강서구의 30대 박모씨도 “서울시장 후보들과 구청장 후보들만 안다”며 “실은 그것도 1번과 2번 후보 정도나 알지 그 이외의 후보들은 얼굴은 물론이고 이름도 모른 채 투표한다”고 했다. 박씨는 특히 깜깜이 투표가 지방선거에서 심하다고 했다. 7개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는데다 선거철에만 나서는 인물들이 다수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평소에 볼 수 없었던 사람들이 선거철만 되면 거리에 나와 표를 달라고 애걸하는 모습을 보면 정치 불신이 더 커진다”고 했다. 이처럼 지방선거가 깜깜이 선거로 흘러가다보니 투표를 피하거나 투표장에 가더라도 별다른 고민 없이 관성적인 투표를 하는 일이 많다. 인천의 20대 김모씨는 “솔직히 후보들에 대해 아는 게 없으니 관심도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그럴 것”이라며 “다들 정당을 보고 투표하거나 대체로 무난하게 임기를 마친 다선 후보를 뽑는 것 같다”고 했다. 깜깜이 투표는 특히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더욱 심각하다. 정치적 중립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유로 정당 공천을 배제하고 특정 정당을 연상시킬 수 있는 기호도 표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투표지에는 후보자의 이름만 지역구마다 순서를 달리해 배치할 뿐이다. 서울에서만 6명의 교육감 후보가 출마하는 등 경쟁은 치열하지만 유권자들은 후보의 성향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투표를 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