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불확실 속 투자 확대…재계, 하반기 전략 새로 짠다
삼성・SK・LG・현대차, 6・7월 경영전략회의 개최
대규모 투자 계획 밝힌 바, 후속 계획 점검 전망
2023-06-02 이재영 기자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주요 그룹들이 6·7월 중간점검 회의를 개최해 투자전략의 밀도를 높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코로나19 탓에 2년간 공백기를 가졌던 글로벌 전략회의를 이달 재개한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활발한 대외활동을 전개하며 퀄컴과 인텔 CEO를 잇따라 만났는데 그 협상 결과가 전략회의에도 반영될 듯 보인다. 지난달 30일 펫 겔싱어 인텔 CEO가 삼성 서초사옥을 방문한 자리에는 이 부회장과 함께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노태문 MX사업부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도 배석했다.
이들 만남은 특히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 분야의 협력관계로 이어질 것에 대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마침 메모리 시황 불확실성으로 삼성전자의 투자 수요도 파운드리 쪽에 몰리는 경향이다. 삼성이 밝힌 450조원 투자 계획에서도 파운드리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한미정상회담 일정을 거치며 추진 상황을 재점검한 미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 투자는 그 일익을 담당한다.
SK그룹도 6월 중 확대경영회의를 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매년 6월 계열사 CEO 30여명과 모여 정례 회의를 개최해왔다. SK그룹의 신규 투자 수요는 반도체 소재와 친환경 에너지 등 다방면에서 발생하고 있다. 최근 미국 소형모듈원자로(SMR)업체 테라파워와 협력해 원전까지 보폭을 넓혔다. 반도체 소재 분야는 SK실트론이 1조원을 투자하는 구미 공단이 하반기 실리콘카바이드(SiC)웨이퍼 양산을 본격 시작한다. 또 SK그룹 내 바이오 분야 위탁생산(CMO)과 신약 개발 부문 상업화 투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그룹은 비상장 계열사들의 실적이 좋아 추가 기업공개에 나설지도 관심이다.
LG는 지난달 30일부터 LG전자 HE사업본부를 시작으로 약 한달간의 전략보고회를 진행 중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계열사 경영진들과 사업・기술・고객 포트폴리오 등 중장기 전략방향을 논의한다. 특히 향후 5년 투자계획 및 채용계획을 면밀히 점검하고 강한 실행력을 독려할 예정이다. LG는 투자 총괄 경영전략팀 조직을 작년 말 팀에서 부문으로 승격시키고 전장, ESG, 바이오 등 신규 투자처를 발굴하고 있다. 최근 기업공개 작업 중인 LG CNS는 투자재원을 마련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와 기아는 7월에 해외법인장 회의를 연다. 현대차는 전기차 판매량이 괄목할 실적을 내고 있어 설비투자도 이 분야에 집중되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의 전기차 판매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현지 투자를 조율한 계획 등이 이번 회의에서도 주요 의제를 차지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