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총파업… 시멘트·유통·건설 현장 물류 공급 차질
윤대통령 "불법행위 원칙대응"…7일 오전 조합원 37% 파업
의왕유통기지 막아 시멘트운송 중단…장기화될 경우 물류대란 우려
2022-06-07 최지혜 기자
[매일일보 최지혜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단행한지 하루 만에 산업계 곳곳에서 물류 운송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비상수송대책을 수립해 물류 피해를 최소화할 예정이다.
화물연대 전국 곳곳의 지역본부는 7일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운송 거부에 들어갔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10시 부산, 인천, 경남 등 전국 12개 지역에서 지역본부별로 파업 출정식을 개최했다. 오후에는 충남, 제주 등 지역에서 집회를 연다. 오전 출정식에는 화물연대 조합원 2만2000명의 약 37%를 차지하는 82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추산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취재진에게 "사용자의 부당 노동 행위든 노동자의 불법행위든 간에 선거운동 때부터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하겠다고 천명해 왔다"며 불법행위에 대한 원칙대응 의지를 밝혔다.
화물연대 측은 경윳값 폭등으로 안전 운임제 없이는 생계유지가 어려운 상황임을 들어 안전 운임제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안전 운임제는 교통안전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운임인 안전 운임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화물 기사들의 적정임금을 보장해 과로·과적·과속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으나 2020∼2022년 3년간 시행한 뒤 올해 말 폐지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 운송료 인상 △ 지입제 폐지 및 화물 운송산업 구조 개혁 △ 노동기본권 확대 및 화물노동자 권리 보장 등을 주장하고 있다.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이날 물류 현장 곳곳에서는 운송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물류대란이 우려된다.
국토부는 "주요 화주와 운송업체들이 집단운송거부에 대비해 상당수 물류는 사전 운송조치가 이뤄졌고, 항만 등 주요 물류거점의 상황을 고려하면 아직까지는 전국적인 물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도권으로 시멘트를 공급하는 경기 의왕(부곡) 유통기지에서는 화물연대 차량이 진입로를 막아 시멘트 운송이 전면 중단됐으며 충북 단양과 제천, 강원 영월 등 주요 내륙사 시멘트 공장에서도 화물연대의 점거로 시멘트 출하가 전면 중단됐다.
건설현장에도 주요 건축 원자재인 시멘트 등의 수급에 차질이 예상되며 긴장감이 돌고 있다. 특히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과 임금 상승 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가운데 자재 운반에 필수적인 화물차까지 멈추게 될 위기에 처했다.
유통업계는 물류센터와 대형마트 지점 등을 연결하는 차량의 화물차주들의 파업 참여 비중이 크지 않지만 파업이 길어질 경우 피해가 커질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는 화물연대의 정당한 집회 등은 보장하지만 정상 운행차량의 운송을 방해하는 등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경찰과 협조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화물연대의 요구사항인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과 관련해서는 언제나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어명소 국토부 2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수송대책본부를 구성해 파업에 따른 물류 수송 차질을 최소화하도록 비상수송대책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국토부는 지역별 비상수송위원회를 통해 부산항과 인천항 등 주요 물류거점에 군 위탁 차량 등 관용 컨테이너 수송차량을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