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LG·SK·삼성, 글로벌 전기차 퍼스트무버 현대차 모시기
현대차 전기차 투자 확대 퍼스트무버로 도약
LG·SK·삼성에겐 현대차 고객 확보 중요성 확대
2020년 이재용·최태원·구광모 잇따라 정의선과 회동
2023-06-08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글로벌 전기차 퍼스트무버 현대차 모시기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 3사에겐 현대차가 글로벌 5위 완성차업체이자, 친환경차 세계 점유율 2위인 만큼 고객 확보에 따라 실적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달 21일 미국 조지아주에 오는 2025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연간 30만대 규모의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총 6조3000억원을 투자하는 이번 사업에는 배터리셀 공장 신설도 포함됐다.
현대차그룹은 안정적 현지 조달이 가능하도록 배터리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전기차 전용 공장 인근에 배터리셀 공장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어떤 배터리 제조사와 손을 잡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는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을 유력한 후보로 점찍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하게 될 EV9과 아이오닉7 등 주요 전기차에는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되기 때문이다.
특히나 SK온은 이미 조지아주에 배터리 1·2공장을 갖추고 있다. 1공장은 지난 1월부터 가동 중이다. 오는 9월 완공되는 2공장은 내년 1분기에 배터리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SK온이 현대차와 합작해 3공장을 설립, 현대차의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인 아이오닉7과 EV9 등에 장착할 배터리를 2025년부터 공급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미국 미시건주에서 연산 5GWh의 단독 공장을 운영 중이다. 현대차그룹과 지난해 7월 인도네시아에서 전기차 배터리 합작 생산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세워 미국내 1~3공장을 건설 중이다.
일각에서는 삼성SDI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SDI는 지난해 10월 스텔란티스와 합작해 2025년 상반기 미국에 첫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생산법인을 설립하기로 하는 등 미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다만 삼성SDI의 경우 다른 방식 때문에 현대차와 협력 관계에 있지는 않았다. 그러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020년 5월 부회장 시절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 및 방향성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이어 그해 7월 이 부회장이 현대차 남앙연구소를 방문하는 등 상호 교감을 이어와 두 기업이 손을 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질세라 같은 해 6월과 7월 당시 정 수석부회장을 만나 미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어 정의선 회장이 어떤 배터리 제조사와 손을 잡을지 이번 관심이 더욱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