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완만한 경기회복" 한 달 만에 "경기 회복세 약화" 경고

대외 여건 악화로 국내 경기 회복세도 주춤 한은, 韓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엔 부정적

2022-06-09     박지민 기자
서울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상황”이라는 진단을 내린 지 한 달 만에 “경기 회복세가 약화되고 있다”는 경고성 진단을 내놨다. 50년 만에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고물가 지속) 경고음이 요란한 상황에서 나온 진단이라 주목된다. 다만, 한국은행은 아직 한국은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봤다.

KDI는 9일 발표한 경제동향 6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서비스업이 부진에서 반등했지만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경기 회복세가 약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전달만 해도 KDI는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상황에서 대외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세계경제 성장세가 약화되고 중국 봉쇄조치의 영향이 반영되며 수출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높은 물가 상승세로 가계와 기업의 구매력이 저하되고, 대내외 금리가 인상되며 경기 하방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대외 여건 악화가 경기 회복세 약화를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KDI는 이에 더해 국내 경기 역시 회복세가 제약을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대면업종을 중심으로 국내 경기가 반등하고 있지만 제조업이 다소 위축되면서 경기 회복세를 제약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편, 이날 한국은행은 6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발간 후 가진 설명회에서 “현재로서 국내경기는 잠재성장률 정도를 넘는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했다.

박종석 부총재보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는 것 잘 알고 있다. 가능성에 대해서 전혀 생각을 안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그렇지만 국내 경제 상황을 볼 때 저희는 아무래도 우리가 지금 생각하기에는 기본 시나리오를 갖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또 “현재로서 수출은 세계 수요가 둔화되면서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민간소비는 견조하게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박 부총재보는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한 금리 인상 문제와 관련해서는 “(기준금리를) 1.75%까지 올렸지만 실질 금리는 그렇게 오르지 않았을 수 있다”며 “원자재 가격이 비용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나 중국의 경기둔화 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빅스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로선 (기준금리 인상폭을) 25bp(0.25%p)씩 하는 게 적절하지 않은가 생각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