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K-산업, ‘미래가치’ 체질 개선 나선다
중소기업, 산업 스마트·디지털화 통해 경영 안정에 집중
제약업계, 제네릭·식음료 사업 축소…신약 개발 집중
2023-06-12 이용 기자
[매일일보 이용 기자] 국내 산업계가 미래가치에 중점을 둔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소상공인 업계는 산업 스마트·디지털화를 통해 고정비 줄이기에 나섰다. 제약업계는 제네릭(복제약)·식음료 생산에 치중된 사업을 줄이고, 본업인 제약 산업으로 회귀하고 있다.
디지털화는 코로나19 사태와 최저임금 급증으로 큰 부침을 겪은 중기업계와 소상공인들에게 시급한 문제로 꼽힌다. 특히 대면 영업·현장 제조 등 오프라인이 중심인 제조업 분야는 팬데믹으로 전통적인 산업구조와 비즈니스 모델이 붕괴돼 큰 타격을 입었다.
업계는 인건비 문제, 실시간 물류 운송 정보 파악, 공급망 지연에 대응하려면 기존의 제조·공급·유통망에 AI, 정보 통신, 로봇 등 디지털 기술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국내외 대기업은 이미 디지털화를 진행해 문제 극복에 나선 상태다. 독일의 ‘보쉬’는 생산에 AI 기술을 적용해 공정 속도와 소음을 제어하는 다목적 기술관제센터를 구현해 생산속도와 직원의 근무 환경을 개선할 예정이다. 삼성SDS는 디지털 물류 서비스인 '첼로 스퀘어'를 통해 화물이 어디 있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비상시에 운영자와 1대1 상담으로 대응하고 있다.
정부는 중소기업 경영 체질 개선을 위해 관련 지원에 나선 상태다. 대표적으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김학도 이사장이 취임한 이후 지난 2년간 중소기업 경영 지원에 속도를 냈다. 중진공은 중소기업 디지털화와 저탄소 공정전환 및 ESG 경영기준 개선, 중소기업의 구조혁신 통합 솔루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110대 국정과제에 '제조업 등 주력산업 고도화로 일자리 창출 기반 마련'을 포함하는 한편, ESG 경영 지원도 약속한 상태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주 수입원이었던 제네릭 사업을 줄이고 신약 파이프 라인을 강화하는 등 체질 개선에 힘쓰고 있다.
식약처가 7일 발간한 '2021년 의약품 허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허가된 의약품의 품목 수는 2270개다. 작년보다(3496개) 35% 줄었고 2019년보다(6187개)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허가된 전체 의약품은 2270개로, 이 중 신약은 37개, 성분 수 기준으로는 28개다. 지난해 허가된 복제약은 1535개로, 재작년 2613개에 비해 1000개 이상 줄었다.
업계는 지난해 통과된 ‘공동생동1+3법’의 영향으로 제약사들이 제네릭 의존도를 줄이고 신사업 발굴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해당 법안은 국내에 제네릭 의약품 난립을 제한하기 위해 발의됐다. 기존에 작성된 임상시험자료 등 동일한 1개 자료를 이용해 품목허가 신청이 가능한 품목을 최대 3개로 제한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여러 제약기업이 하나의 제제로 공동 생동성 시험을 진행한 후 동일한 자료를 활용해 제네릭 시장에 쉽게 진출하는 관행을 방지하기 위해 발의됐다.
올해 동아에스티, 한미약품, 일동제약 등 전통 제약사들은 신약개발 성과를 잇따라 발표했다. 의약품 위탁생산 분야 세계 1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도 해외 임상 학회에 적극 참여해 자사 기술력 홍보에 나섰다.
식음료 산업에 치중해 ‘무늬만 제약사’라는 오명을 얻은 광동제약과 동아제약은 제약사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