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송전탑, 노후원전 수명연장 목적”

장하나 의원 “송전탑 문제 본질은 보상 아닌 원자력 의존”

2014-09-12     박지선 기자
[매일일보] 장기화된 사회갈등의 대표적 현장으로 떠오른 경남 밀양 송전탑에 대해 한국전력 등 관계당국은 신규 원전 가동에 대비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왔는데, 발전량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노후 원전에 대한 무리한 수명 연장이 더 근원적인 목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장하나 민주당 의원은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밀양 송전탑 대안 연구용역 최종보고서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통해 “밀양 송전탑 건설계획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2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과정과 연계하여 검토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장하나 의원은 “지난 6월 밀양송전탑에 대한 전문가 협의체가 구성되었지만 결국 40일 만에 파행으로 끝났다”며, “전문가 협의체는 베끼기, 대필논란이란 얼룩만 남긴 채 밀양송전탑의 대안에 대하여 진지한 검토를 하지 못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당시까지 제기되어온 밀양송전탑의 대안의 실현가능성들에 대하여 규명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장 의원은 “밀양 어르신들의 8년 동안의 기나긴 희생과 노력이 그렇게 수포로 돌아가서는 안된다고 여겨서 긴급하게 전문가협의체에 참여하였던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대표께 연구용역을 의뢰했는데 연구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연구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애초 연구의 목표는 송전탑의 지중화 가능성, 또는 기존 선로의 증설 가능성 등에 국한해 따져보려는 것이었다.그런데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계획의 근거가 되는 신고리 지역 발전량 데이터를 분석하고 2011년 감사원 감사결과 및 최근 산업부가 발표한 ‘제6차 장기 송배전설비계획’ 등을 분석한 결과 노후원전 수명을 연장하지 않으면 밀양송전탑 계획은 필요없다는 결론을 얻은 것이다.장 의원은 “어제 정홍원 총리는 밀양 선밸리 태양광 발전사업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255억원 보상금 약속을 하면서 동시에 공사 강행 의지를 과시했지만 밀양 송전탑의 본질은 보상이 아니라 대규모 핵단지로부터 비롯한 전력공급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문제제기”라고 지적했다.그는 “밀양의 문제는 단지 해당 지역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와 전력수급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문제”이라며 “후쿠시마 원전참사와 노후원전 고장, 원전부품 비리 등을 반면교사로 삼아 탈원전을 지향하는 사회적 요구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정선 밀양시 의원은 전날 정홍원 총리가 밝힌 보상 계획에 대해 “8년간 밀양 주민들이 이야기 했던 것들은 하나도 듣지 않은 것”이라고 일축하면서 “반대 주민들이 간절하게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듣지 않는 것을 철회해야 대승적 차원의 대화와 양보가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