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고 식음료업계, 원료 부족 원재료가격 인상에 화물연대 파업까지
총파업 교섭 최종 결렬…물류대란 장기화 조짐
탄산도 부족…원자재 값 폭등‧품귀현상에 기름
2023-06-13 김민주 기자
[매일일보 김민주 기자] 식음료업계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재료 가격 폭등과 각종 원부자재 수급난에 이어, 최근엔 화물연대의 총파업으로 공급난 조짐까지 일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와 정부가 지난 12일 진행한 4차 교섭이 최종 결렬돼, 총파업이 지속될 전망이다. 물류대란이 장기전에 돌입하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는 제품 정상 출고에 제동이 걸렸다. 파업이 본격화된 시점 하이트진로의 소주 출고 물량은 평소 대비 59% 가량 감소했다. 지난 1일부터 12일 기준, 누적 출고율은 60% 수준까지 끌어올렸으나, 여전히 예년 정상 범위에 못 미치고 있다. 현재 새 물류사 한 곳과 추가 계약을 맺는 등 공급망 다변화를 시도 중이다.
오비맥주의 지난 주말 이틀간 맥주 출하량은 평소 20% 수준에 그쳤다. 임시차량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 중이지만, 여전히 시중 재고는 부족한 상태다.
도매점을 비롯한 편의점 등 N차 거래선의 피해도 심해지고 있다. 주점‧식당 등의 일부 업주들은 자구책으로 판매 주종을 변경하거나 사재기를 하고 있다.
국내 생수 시장 점유율 1위 ‘제주삼다수’도 피해를 빗겨가지 못했다. 화물연대가 제주항 출입로를 막아서며 육지 운송이 지연된 탓이다. 현재 제주삼다수는 육지 항구까진 정상 유통되고 있지만, 육상 운송은 평소 대비 40% 수준 감소했다.
원부자재 수급난도 심화되고 있다. 감자‧원두에 이어 이젠 탄산까지 부족하다. 앞서 식품‧외식업계는 코로나發 글로벌 물류 대란, 러‧우 전쟁, 기후악화로 인한 주요 원물 작황난 등으로 일부 식자재 품귀현상에 시달리고 있었다.
최근 플랜트 정비로 정유사 공장 가동이 중단되자 원료 탄산 부족 현상까지 도래했다. 코로나 기간 동안 신선식품 포장 및 배송이 늘며, 탄산으로 만드는 ‘드라이아이스’의 수요가 폭증한 것도 이번 탄산 품귀에 영향을 미쳤다.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는 국내 탄산 생산능력이 월 8만3000t에서 이달 1만5430t까지 급감할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양상추‧감자튀김 대란으로 긴 몸살을 겪고 있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계는 탄산 대란까지 닥치자, 긴장감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버거 세트메뉴는 주로 햄버거, 감자튀김, 콜라‧사이다 등 탄산음료로 구성돼, 세트 상품 정상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식물가 상승폭도 커졌다. 농축산물 가격이 오르며 재료비 부담이 커진 탓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지난해 12월보다 4.2%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3.4%)을 웃돌았다. 식음료 제조 업체들은 원료 가격 부담 등을 이유로 소비자 가격을 인상하고 나섰다.
업계관계자는 “거리두기 전면 해제 후, 업계 안팎에서 소비 심리 및 수익성 회복에 대한 기대론이 대두됐었지만, 실질적으로 불안정한 업황이 지속 심화됨에 따라 실적 개선은 더딜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