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미국 금리인상, 글로벌 집값 하락 신호탄인가

2023-06-16     윤재오 기자
윤재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8년만에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75%포인트 올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7월에도 자이언트 스텝에 준하는 큰 폭의 금리인상을 예고했다. 이는 사실상 글로벌 초저금리시대의 종언이다. 글로벌 주택시장에서도 ‘돈 잔치’는 이제 끝났다는 분위기다. 그동안 각국 정부가 경기회복을 위해 돈을 풀고 금리를 낮추면서 ‘돈의 힘’이 글로벌 집값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각국이 유동성을 회수하며 긴축에 들어가고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속속 올리고 있어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시중 유동자금이 줄어든데다 돈 값(금리)도 비싸졌다. 미국 주택시장에서도 하강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국 주택가격은 금리상승기에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지만 최근의 모기지 금리급등과 신규 주택판매 감소세를 고려하면 하강을 향한 변곡점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신규 주택 판매는 지난 2013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인 -16.6%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초 연 3.29%였던 모기지 금리는 최근 연 6.38%까지 치솟았다. 모기지 신청도 지난 5월 중순 기준으로 3월에 비해 14% 감소한는 등 주택 경기 둔화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현지 부동산업체들이 주택 거래 감소를 견디지 못하고 대대적인 감원에 나섰다는 얘기도 들린다. 한국은 주택경기 하강 신호가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최근 3주연속 떨어졌는데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재건축 아파트와 고가아파트가 집중된 강남권은 ‘똘똘한 한 채’ 선호현상 덕분에 버티고 있지만 서울 강북지역과 수도권 외곽 아파트값은 하락세가 확산하고 있다. 문재인정부 부동산정책 실패의 핵심은 집값 급등이다. 우리나라도 다른나라처럼 저금리에다 시중에 풀린 풍부한 유동자금이 집값을 끌어올렸다. 그런데 문정부의 규제정책은 부동산시장의 정상적 기능을 망가뜨려 집값 상승에 기름을 부은 것이 문제다. 글로벌 주택시장은 이제 대세상승을 끝내고 하락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문정부 5년동안 집값이 워낙 큰폭으로 오른 탓에 많은 사람들에게 집값 하락은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빚을 최대한 끌어다 집을 산 ‘영끌족’은 금리상승과 집값 하락으로 직격탄을 맞게 됐다. 영끌족의 ‘대출이자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충격을 다소 완화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새 정부는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해 규제를 대폭 완화할 방침이다. 최대걸림돌은 집값 불안이다. 새 정부는 출범을 앞두고 규제완화 기대감으로 집값이 들썩이자 불가피하게 속도조절을 선택했다. 그런데 국내와 글로벌 주택시장의 하향안정세가 뚜렷해진다면 규제완화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다. 규제완화는 특정지역이나 계층에게 혜택이 집중되도록 해서는 안된다. 시장 기능을 회복과 주택가격 안정에 초점을 맞춰서 단행되야 한다. 새정부 주택정책의 밑그림이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 정부의 실패한 정책을 뒤집기만 해서는 안된다. 시장을 정상화시키고 젊은층의 꿈을. 중장년층의 안정을 지켜낼 수 있는 새정부의 주택정책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