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대 앞두고 "당직은 당원에게, 공직은 국민에게"

당대표 출마 염두 사전정지 작업 나선 듯 개딸 직접 만나 '과격한 표현' 자제 요청

2023-06-19     조민교 기자
더불어민주당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지방선거 이후 공개 활동을 자제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장 공개 행사에서 자신의 지지자들과 만나 '문자폭탄' 등 과도한 팬덤 활동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팬덤 리스크를 관리하고 전대 룰 변경 주장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이 의원은 지난 18일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이재명과 위로걸음, 같이 걸을까' 행사를 열고 지지자들과 즉석에서 소통했다. 이 의원이 현장 공개 행사를 연 것은 지난 8일 국회에서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과 만난 뒤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명색이 헌법기관인 국회의원들에게 억압적 표현을 한다고 해서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라며 "과격한 표현을 한다고 해서 상대가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강성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개딸' 팬덤이 최근 다른 당권 주자들을 향해 문자 폭탄을 보내거나 지역 사무실을 찾아가 항의해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 자제를 요청하는 메시지로 보인다.   이 의원은 이어 "표현이나 이런 것은 정말로 조심해야 된다. 쓸데없이 과도한 표현을 하게 되면 공격의 빌미가 된다"라며 "표현은 포지티브하고 우리 개딸, 양아들 여러분이 정말로 잘하시는 게 그런 것 아닌가. 그건(억압적 표현은) 설득,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하는 게 맞다"며 "그런 오해를 받지 않게, 오해를 받는 것도 억울한 일이니까 그런 점들도 고려해주시면 좋겠다"고 거듭 요청했다. 이 의원은 또 "정당의 주인은 당원,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너무나 당연한 원칙들이 관철되지 않는 것은 정말로 문제"라며 "정당에서는 당원들의 의사가 제대로 관철되는 게 필요하다. 당직은 당원에게, 공직은 국민에게 그게 큰 원칙"이라고도 했다. 당원 의사 반영 비율을 높이는 쪽으로 전대 룰을 변경하자는 이 의원 측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힘을 싣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한편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었던 민주당 세대교체론 바람이 최근에는 주춤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세대교체론은 지방선거 참패 이후 쇄신의 일환으로 그동안 당의 주축이었던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이 물러나고 그 자리를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등 신진 세력이 채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대를 앞두고 당내 뿌리 깊은 계파정치가 힘을 발휘하자 신진 세력의 등장이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류 세력'에 포함되는 이 의원과 전해철·홍영표 의원 등 친문 핵심그룹이 전당대회에 나오지 말아야 한다는 '불출마론'이 세대교체론의 핵심인데 최근에는 그마저도 무색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