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250만가구 공급계획 순항할까?

2023-06-21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윤지해
새 정부의 임기 내 250만가구(연간 50만가구) 공급계획이 조만간 구체화될 예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5년(2016~2020년) 사이 연 평균 주택 공급량은 약 43만가구 수준이므로 전혀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실제 2018년에는 51만가구의 공급이 이뤄진 바 있다. 문제는 그 때와 지금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다.  전 정부에서 정비사업과 관련된 규제를 대거 도입했고 그 여파로 최근에는 분양가 규제에 따라 공사가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시작된 이후 국제유가와 건설 자잿값이 크게 뛰었고, 국내는 주 52시간 도입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공사기간이 늘어난 상황이다. 향후 새 정부가 추진할 250만가구 계획의 면면을 살펴보면 공공택지(3기신도시 등)를 통한 공급이 142만가구, 재개발ㆍ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이 약 70~80만가구, 1기신도시 특별법 도입에 따른 10만가구, 정부 유휴부지나 국공유지 등을 통한 10~20만가구 등(기타 물량 제외)으로 분류된다. 여기서 고민해 볼 부분은 각각의 사업유형에서 실제 인허가나 착공, 분양, 입주 등은 도대체 언제인가 하는 점이다. 우선 공공택지는 개발제한구역 등의 토지를 수용하는 형태여서 상대적으로 빠른 공급이 가능하다. 다만 지난 정부에서 3기신도시 공급계획을 발표한 시기가 2018년 12월이고 지구지정과 광역교통계획을 발표한 이후 실제 사전청약에 나선 시기가 2021년 7월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이전 정부에서도 바쁘게 서둘렀지만 공공택지에서 사전청약을 진행하는 데까지 2년 이상의 세월이 소요됐다. 실제 본청약이나 착공과 입주는 4년 이상의 세월이 추가된다는 점은 차치 하더라도 말이다. 또 다른 공급 축인 재개발ㆍ재건축 정비사업은 어떨까? 일반적으로 구역지정 이후 조합설립과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 등을 거쳐 이주 및 분양에 나설 때까지 평균적으로 10년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문제는 이마저도 정부의 의지보다는 조합원들의 사업추진 의지에 성패가 달려있다는 점이다. 즉 정부가 조절·관리하기 어려운 사업 유형일 뿐더러 이제 막 구역이 지정될 사업장들이 임기 내에 공급량으로 확보되기는 더더욱 어렵다는 점이다. 이는 정비사업 성격을 가지고 있는 1기 신도시 특별법도 마찬가지다. 마지막으로 국공유지나 유휴부지와 관련된 공급인데 이 또한 마음만큼 쉽지 않다. 지난 정부에서 국공유지 공급계획의 하나로 발표한 노원태릉골프장, 과천청사, 상암DMC부지, 용산정비창부지 등도 2020년 8.4대책으로 발표했던 내용이다. 하지만 현재 태릉골프장은 공급량이 크게 축소(1만가구→6800가구)됐고 지구지정은 주민반발 등으로 인해 3차례나 연기된 상황이다.  그리고 과천청사 활용 계획은 결국 무산됐고, 상암DMC부지, 용산정비창부지 등은 공급 계획이 나올지조차 불투명 하다. 따라서 아쉽게도 250만가구 혹은 그보다 많은 공급계획은 첫 시작은 창대했으나 현실의 벽이 매우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