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이복현 금감원장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

2023-06-21     송영택 기자
송영택
윤석열 대통령은 금융감독원장에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을 역임한 이복현 전 부장검사를 임명했다. 이 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공인회계사 자격증도 갖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 원장을 제청하면서 금융・경제 수사전문가로 굵직한 경제범죄 수사에 참여해 경제정의를 실현한 경험을 갖고 있으며 금융회사의 준법경영 환경을 조성하고 금융소비자보호 등 금감원의 당면한 과제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적임자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 원장은 취임식 일성으로 시장교란 행위에 대한 엄격한 잣대 적용,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한 근절로 종국적으로 금융시장 활성화의 토대 마련, 소외된 금융소비자가 없도록 세심한 관심 등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취임 이후 시중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대출금리의 급격한 인상 조정 시 연체가 우려되는 차주 등에 대해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 주거나 금리조정 폭과 속도를 완화해 주는 방안을 강구하고, 일시적 유동성 애로를 겪는 기업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자금지원을 당부했다. 급격한 금리인상과 물가 오름세에 따른 은행들의 역할에 대한 나름 금감원장으로서의 경제적 식견을 보여주기는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불편한 시선을 거둬들일 수 없는 이유는 이 원장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장 시절인 2020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원장은 당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자본시장법 위반혐의,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부정을 수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에 대한 수사는 금감원과 금융위의 요청에 의해 진행됐고,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과정에서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시세조정,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를 수사했다. 검찰은 삼성그룹이 인위적으로 삼성물산의 가치는 낮추고 제일모직 가치는 높이는 방식으로 합병을 추진하면서 자본시장법을 위반했고, 그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회계부정을 했다는 편향적 판단을 내리고 불구속 기소를 했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 변호인단은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 검찰의 수사와 기소가 적정한지를 판단해 줄것을 요청했다. 수사심의위는 2017년 검찰수사의 중립성 확보와 권한남용을 방지한다는 차원에서 검찰개혁의 방안으로 도입됐다.  수사심의위는 검찰 외부의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당시 삼성 측은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열린 수사심의위는 자본시장법 위반, 분식회계 등의 혐의로 기소할 수 없다면서 수사도 중단할 것을 의결했다. 하지만 이복현 부장검사는 수사심의위의 권고사항을 무시하고, 끝내 이재용 부회장과 미래전략실 관계자들을 불구속 기소했다. 앞선 구속영장청구는 법원에서 기각됐다. 검찰수사의 국민적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도입한 수사심의위의 결정을 존중하지 않았던 이복현 부장검사. 과연 금감원장 업무수행에 있어서 보고 싶은것만 보려는 ‘터널 비전의 오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 금감원장을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을 거둘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