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초인플레이션 국면…산업계, 커지는 수요둔화 우려
이재용 부회장 사장단 회의 소집…SK・현대차・LG도 전략회의 이어가
전기전자・자동차 등 소비재 업종에 걱정 커…메모리 시황도 하락세 이어질 전망
2023-06-21 이재영 기자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긴축 상황이 긴박하게 흘러가며 소비가 위축되는 경기침체 우려가 번지고 있다. 전기전자, 자동차 등 소비자의 구매력 감소에 영향을 받는 소비재 업종부터 전망이 어둡다. 이로 인해 반도체 메모리 시황도 하반기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마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출장에서 복귀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날 삼성 전자계열사 사장들과 8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를 이어갔다. 이날부터 모바일사업부를 시작으로 글로벌 전략협의회에도 돌입한다. SK와 LG, 현대차도 최근 각각 확대경영회의, 해외법인장회의, 전략보고회 등을 진행하며 대외 환경 변수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반도체의 경우 당초 올 하반기 메모리 시황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하락세가 지속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이 길어지며 인플레이션이 가중되고 있는 게 주된 요인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반도체 D램 재고가 계속 증가하고 수요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 3분기 가격도 3~8%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새로 내놨다. 국내 수출을 지탱하는 반도체 산업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수익성은 나빠지던 추세다. 이에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이 둔화될 걱정도 커졌다. 펜트업 특수가 사라지는 TV나 가전, PC 등도 마찬가지다.
글로벌 수요가 위축되면 전기차의 활황세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주요 수출시장인 미국은 소비가 경색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은 5월 인플레이션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반영돼 5개월 만에 소매판매가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식료품부터 휘발유까지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세와 통화긴축의 부정적 효과가 소비 부문에서 먼저 가시화 되고 있는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식량과 연료 등 생필품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있다는 것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반증한다는 분석이다.
국내 기업 전반에서도 판매가 줄어들 조짐이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외감기업의 1분기 매출액증감률은 17%로 전분기 24.9%에 비해 상승 폭이 축소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작년 4분기 26%에서 1분기 18.6%, 비제조업이 23.6%에서 15.4%로 모두 상승 폭이 축소됐다. 또 기업규모별로 대기업이 26.7%에서 20.1%, 중소기업이 19.5%에서 7.5%로 매출 성장이 둔화됐다.
한편, 미국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식히기 위해 석유수출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국제유가에 또다른 충격이 가해질 우려도 점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