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여름 장마철 발생하는 ‘벼 병해’ 철저한 대비 당부
도열병, 깨씨무늬병, 잎지무늬마름병, 흰잎마름병 등 병이 발생했는지 수시로 살피고, 예방적 방제로 피해 최소화
2023-06-21 전승완 기자
[매일일보 전승완 기자] 여름철 잦은 소나기와 국지적 폭우로 각종 벼 병해 발생이 우려됨에 따라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예찰과 방제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농촌진흥청은 여름 장마철 발생 확률이 높은 벼 도열병, 깨씨무늬병, 잎집무늬마름병, 흰잎마름병에 대한 예방 및 방제 방법을 제시했다.
‘벼 도열병’은 잦은 비로 낮은 기온이 지속될 때 또는 비료를 많이 준 논에서 쉽게 발생한다. 특히 장마철은 기온이 낮아지고 습도가 높아 도열병이 발생하기 매우 쉬운 환경이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지난해 이삭 팰 때 나타난 잦은 비와 저온 현상으로 벼 도열병 발생 면적은 총 4만 4566헥타르(ha)에 달했으며, 이는 2020년(3만 8801ha) 대비 115%, 평년(1만 3523ha) 대비 330% 증가한 수치다.
벼 도열병 발생 초기에는 잎에 작은 암갈색 점무늬가 생기며, 후기에는 긴 방추형 무늬로 변한다. 무늬 안쪽은 회백색, 바깥쪽은 짙은 갈색을 띤다. 병이 심해지면 불규칙한 무늬가 형성되며 포기 전체가 말라 죽고, 병 발생 부위에 따라 잎도열병, 이삭도열병, 마디도열병으로 나뉘며, 벼를 수확하기 전까지 지속해서 발생하므로 초기 방제가 중요하다.
벼 도열병은 질소비료를 기준보다 많이 주거나 논 주변의 잡초를 제거하지 않으면 병 발생이 증가할 수 있다. 비료는 지역과 지대별 표준 시비량을 참고해 적정한 양을 주고, 잡초도 철저하게 방제한다. 발병 초기에는 트리사이클라졸, 아족시스트로빈 계열의 약제를 살포한다.
‘벼 깨씨무늬병’은 잦은 강우로 습도가 높고 양분이 떠내려가기 쉬운 사질토나 오래된 논에서 벼의 전 생육기간 동안 발생한다. 지난해 벼 깨씨무늬병은 총 1만 7287ha에서 발생했으며, 2020년(6798ha) 대비 254%, 평년(1만 1447ha) 대비 151% 늘었다.
발생 초기에 생긴 암갈색 타원형 무늬는 후기로 갈수록 점점 커진다. 주로 잎에 발생하지만, 벼알에 발생하면 표면에 갈색 얼룩점이 형성돼 쌀 품질이 떨어진다. 방제를 위해서는 퇴비로 양분을 보충해 벼 생육을 좋게 하고, 감염된 모는 즉시 제거한다. 또한 이삭 패기 전·후에 트리사이클라졸, 카프로파미드 계열의 약제를 뿌려준다.
‘벼 잎집무늬마름병’은 여름철 고온 다습한 조건에서 질소비료를 많이 주었거나 벼를 빽빽하게 심은 논에서 주로 발생한다. 초기에는 회녹색 또는 암회색의 원형 또는 불규칙한 얼룩무늬가 형성되다가, 후기에는 잎이 하얗게 되고 표면에 갈색 균핵이 형성된다. 심해지면 잎이 거의 말라 죽고 줄기가 부러져 식물체가 쓰러진다.
방제를 위해서는 모내기 후 표준 시비량에 맞추어 적정한 양의 비료를 주고, 벼 포기가 벌어지거나 늘어진 잎들이 없도록 관리해 바람이 잘 통하게 한다. 약제는 트리사이클라졸, 헥사코나졸 계열로 방제한다.
마지막으로 ‘벼 흰잎마름병’은 생육 중기인 7월 초·중순부터 발생해 장마와 태풍, 침수로 인해 널리 퍼진다. 이 병에 걸리면 광합성이 원할하지 않아 쌀 품질과 수량이 떨어지며, 발생 초기에는 잎끝이 하얗게 변하다 말라 죽는다.
오염된 물과 중간기주인 잡초에 의해 전염되므로 물길을 정비하고 재배지가 침수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한다. 한번 발생하면 치료하기 어려우므로 아족시스트로빈, 페림존, 가스가마이신 계열 등의 약제를 사용해 예방적으로 방제한다.
한편 효과적인 방제를 위해서는 병 발생 초기에 등록된 약제를 안전사용기준에 따라 뿌리는 것이 중요하다. 농약허용기준강화제도에 따라 등록된 약제로 방제해야 하며, 자세한 등록 약제 정보는 농촌진흥청 농약안전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 작물기초기반과 최준열 과장은 “일교차가 심하고 다습한 장마철에 벼 병해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현장 상황을 수시로 관찰하고 이른 시기에 방제해야 한다”면서 “물길 정비 같은 재배지 관리에도 힘써, 침수 피해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