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학 대부' 조순 전 부총리 별세
향년 94세, 서울아산병원 입원 중 노환으로
2023-06-23 박지민 기자
[매일일보 박지민 기자] 한국 경제학의 대부로 꼽히는 조순 전 경제부총리가 23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서울아산병원 등 의료계에 따르면, 조 전 부총리는 최근 노환으로 서울아산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이날 새벽 3시 38분 별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은 1928년 강원 강릉시 구정면 학산마을에서 태어나 강릉중앙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작은아버지가 있는 평양에서 평양 제2고등보통학교를 다니다 경기중학교에 편입했다. 그뒤 경성 경제전문학교에 입학해 서울대 상과를 졸업했다. 이후에는 유학길에 올라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에서 '후진국의 외자 조달 방안'이라는 논문으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유학 전에는 전 육사 영어교관으로 일하며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1968년에는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1988년 노태우 정부 들어 경제기획원 장관 겸 경제부총리로 임명됐다. 이후 1992년부터 1년 간 한국은행 총재를 맡았다. 이 밖에도 고인은 민선 초대 서울시장, 제15대 국회의원,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총재, SK 사외이사 등을 지냈다. 또 고인은 '조순학파'로 불리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좌승희 전 박정희기념재단 이사장 등 많은 제자를 배출했다. 정 전 총리와는 '경제학 원론'을 공저했다. 경제학 원론은 지금까지 대표적인 경제학 교과서로 꼽힌다.
고인의 유족으로는 강원랜드 대표 등을 지낸 장남 조기송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이며 발인은 25일 오전, 장지는 강릉 선영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