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5중고 시대…생존 위한 몸부림 시작됐다
식품 물가 안정 위한 무관세 정책 도입…산업계 "실효성 의문"
대기업 '위기경영 체제 돌입', 중기 '산업 고도화 집중'
유통 '공급망 다변화, 이종협업 시도', 제약 '신약 개발 박차'
2022-06-27 이용 기자
[매일일보 이용 기자] 산업계가 고물가, 고환율, 고유가, 고금리, 고임금(최저임금 인상) 등 이른바 5중고의 악재를 떨쳐내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엔데믹 전환 이후 국내를 덮친 5중고에 민관의 극복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정부는 돼지고기, 해바라기씨유, 밀가루 등 14대 품목에 관세율 0%를 적용하는 할당관세를 도입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민생안정 노력으로 향후 식재료뿐만 아니라 원자재 전반으로 관세 면제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산업계는 정부의 관세 인하에는 긍정적이지만 미봉책에 그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물가를 잡는다고 해도 최저임금 인상과 환율 상승이 고용 축소와 소비 둔화로 이어질 조짐 때문이다.
업계는 고정비용 감소와 기업·상품 가치 향상을 통한 시장 경쟁력 강화로 경영 구조 변화에 나섰다.
우선 대기업은 위기경영이 화두로 떠올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유럽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지난 20일 그룹 전자계열사 사장들을 긴급 회동해 글로벌 시장 현황과 전망, 사업 부문별 리스크를 점검했다. 이 부회장은 기술을 중시하고 우수인재를 확보하며 유연한 조직문화를 구축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7일 확대경영회의에서 그룹이 대외 환경에 대응해 새로운 경영 방향을 설정할 것을 주문했다.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파이낸셜 스토리를 다시 구성하고 경영시스템도 재구축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지난 23일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비상경영을 주문했다. 회의 주제였던 '고객 가치 강화'를 넘어 최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위기를 비롯해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업계는 최저임금 인상 부담과 생산 품질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산업 스마트·디지털화를 통한 산업 고도화에 착수했다. 특히 제조업은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해 기존의 제조·공급·유통망에 AI, 정보 통신, 로봇 등 디지털 기술을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
가구업계는 새로운 소비층 확대 전략으로 대기업과의 경쟁에 나섰다. 한샘은 밀레니엄 세대 공략 계획을 발표했고, 현대리바트는 타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고급화를 꾀하고 있다.
글로벌 악재로 최악의 식품대란을 맞이한 유통업계는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이종협업을 시도하며 수익성 잡기에 나섰다. 이마트와 CU, 농심은 각각 ‘대구 근대골목단팥빵’, ‘신촌 훼드라 라면’, ‘신당 금돼지식당’ 등 지역 명물 먹거리를 전국으로 확대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제약업계 일부는 사업성이 떨어진 코로나19 사업을 줄이고 본업인 신약 개발로 유턴했다. 치료제 개발을 포기한 대웅제약은 최근 면역세포치료제와 보툴리눔 톡신 제제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백신 개발 포기를 밝힌 제넥신은 자궁경부암 백신을 직접 상업화까지 끌고 갈 물질로 낙점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