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코로나19 백신, 시장성 장담 못 한다
화이자·모더나, 오미크론 변이 대응 백신 개발 성공…접종 연령대 확대
국산 백신, 가격과 유통 과정 단축으로 해외사와 경쟁해야
2023-06-28 이용 기자
[매일일보 이용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의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가 식약처의 품목허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만 글로벌 제약사도 효능이 우수한 차세대 백신 개발에 성공해 국산 백신은 시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화이자, 모더나는 물론 프랑스의 발네바까지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 가능한 백신 개발에 성과를 보이고 있다. 반면 국내는 SK바이오사이언스 외 백신 상용화를 논할 단계가 아닌 상태다.
현재 에스티팜과 셀리드, 큐라티스가 임상1상을, 아이진과 진원생명과학은 1·2a상을 진행 중이다. 백신 접종자가 늘어나고 확진자는 줄어들면서 임상 참여자 확보가 어려운 것이 개발 진척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주요국들은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해 차세대 백신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미국 FDA는 28일 코로나19 재유행을 대비해 해당 백신들을 투여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우리나라도 코로나19 가을 재유행을 대비한 백신 4차 접종 계획을 수립 중이다. 가을 내 상용화가 유력한 국내외 백신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신종 변이에 대응하기 위해 4차 접종의 예방효과와 백신 제조사들의 개량백신의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서 4차 접종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보건당국이 아직 기존 화이자·모더나 등 기존에 국민들이 접종했던 mRNA백신과 스카이코비원과의 교차 접종을 결정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정부는 스카이코비원 백신 1000만 회분을 선구매한 상태다. 교차 접종 검증 여부에 따라 국산 백신을 구매해 놓고도 사용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 대부분이 화이자, 모더나 등 mRNA백신을 3차까지 접종했고 아직 재고도 많이 남은 만큼, 기존에 해당 백신으로 접종한 이들에게는 mRNA 백신이 접종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모더나는 조만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차세대 백신의 품목허가를 신청하겠다고 발표히는 등 국내 시장 진출에 가장 적극적이다.
스카이코비원은 같은 유전자 재조합 방식으로 제조된 노바백스 백신으로 1∼3차 접종을 한 사람만 우선 접종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사가 접종 연령대 확대에 성공한 것도 국산 백신의 시장성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관측된다. 모더나는 식약처에 자사 백신의 접종 연령대를 기존 접종 허가 연령인 '18세 이상'에서 생후 6개월부터 모든 연령대로 확대해 달라고 신청했다. 화이자의 백신은 국내에 이미 미성년자 접종이 가능하도록 허가된 상태다. 스카이코비원은 아직 구체적인 접종 연령대가 밝혀지지 않았다.
국산 백신의 원활한 해외 수출도 장담할 수 없다. 국내사들의 수출 활로는 사실상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는 개발도상국밖에 없다. 다만 관련 국가에서도 수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한 해외사 국내 법인 관계자는 ”어떤 백신이든 국내외에 높은 인지도를 구축하고 접종자도 많아 안정성이 검증된 화이자와 모더나를 제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산 백신이 높은 비용과 까다로운 유통 과정을 줄이는 방식으로 향후 개도국 수출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스카이코비원의 경우 해외 백신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화이자 백신처럼 극저온 보관 등 까다로운 유통·보관 과정이 필요 없다. 향후 열대 기후 국가들의 높은 수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