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교양 세계사부터 전쟁 역사서까지, 세계사 독서 바람"

올 상반기 세계사 도서 5.7% 판매 성장… 전체 도서 대비 50대 이상 독자 비중 높아

2023-06-29     김종혁 기자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요동치는 국제 경제와 장기화된 전쟁 국면 속 세계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대한민국 대표 서점 예스24의 집계 결과 올 상반기 세계사 도서는 작년 동기 대비 5.74%의 판매 성장률로 약진했다.

특히 같은 기간 전체 도서 구매자 중 50대 이상 비율은 19.7%였던 데 비해 세계사 도서의 경우 37.26%가 50대 이상 중장년층 구매자로 나타났다. 다른 연령대와 달리 50대 이상 연령대에서는 여성에 비해 남성 구매자 비율이 높았다.

세계사 베스트셀러 살펴보니… 스테디셀러 및 미디어셀러 높은 인기

올 상반기 세계사 분야(세계사/세계문화·동양사/동양문화·서양사/서양문화·아프리카/중동/중남미/오세아니아 역사) 베스트셀러를 분석한 결과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스테디셀러와 인기 TV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은 방송 원작 미디어셀러의 판매가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위에 오른 유시민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1988년 초판 출간 이후 스테디셀러로 자리를 지켜 온 책이다. 지난해 10월 전면 개정판으로 출간된 후 2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드레퓌스 사건부터 독일 통일과 소련 해체에 이르기까지 20세기 결정적 장면들을 다루며 역사를 보는 편향된 시각에 균형을 맞춰 준다.

올 초 새 시즌으로 돌아와 세계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환기한 tvN 프로그램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팀의 <벌거벗은 세계사> 시리즈는 나란히 2위와 3위에 올랐다.

세계를 뒤흔든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각 분야 전문가들이 입체적으로 파헤치듯 보여 주며 승자와 패자 각 관점에서의 해석을 담아 독자들을 흥미로운 경험으로 이끈다는 평가다. 최근 어린이를 위한 버전으로 출간된 <벌거벗은 세계사 1>은 6월 넷째 주 기준 종합 베스트셀러에 18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국면의 영향으로 <거의 모든 전쟁의 역사>나 <폭격기의 달이 뜨면> 등 세계사 전개에 영향을 미친 주요 전쟁들에 대해 다룬 역사서도 높은 순위권에 자리했다.

세상의 역사와 우리의 일상이 만나는 순간 포착… 테마 세계사 각광

최근 세계사 도서 출간 경향을 살펴보면 일상과 밀접한 소재를 테마로 한 교양 상식 세계사 신간이 꾸준하다.

빵이나 술처럼 우리가 매일 접하는 음식에 담긴 인류 문화사는 물론, 바이러스나 약처럼 세계사의 거대한 변곡점들을 만든 일상의 요소들을 테마로 어렵고 딱딱한 세계사를 보다 흥미롭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책들이다. 6월 출간된 신간들 가운데서도 이러한 테마 세계사 도서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유럽을 넘어 세계를 제패한 커피의 역사를 다룬 <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는 6월 넷째 주 기준 ‘역사’ 카테고리 베스트셀러 10위에 올랐다. 22일 출간된 <우편함 속 세계사>는 히틀러에서 트럼프에 이르기까지 인간사를 바꾼 가지각색의 편지 129통을 매개로 역사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어르신과 저시력자의 편안한 독서를 위해 글자 크기를 키워 출간된 <가루전쟁(큰글씨책)>은 설탕과 소금 등 우리가 일상에서 흔하게 접하는 가루들에 담긴 세계사를 조명한 책이다.

러-우 전쟁 국면에 우크라이나사 관심 급증… 신간 출간 및 판매 상승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며 전쟁의 원인과 두 나라를 둘러싼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고자 관련 도서를 찾는 이들도 늘었다.

특히 그간 잘 다뤄지지 않았던 우크라이나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높아지며 관련 신간 출간도 크게 늘었다.

예스24의 집계 결과 2020년 단 한 권도 출간되지 않았던 우크라이나 관련 도서는 올 상반기에만 12권 출간됐고 판매량 역시 지난해 상반기 대비 3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럽 최후의 대국, 우크라이나의 역사>는 고대에서 현대까지 유럽 강대국들의 침략을 받아온 고난의 우크라이나 통사다. 2월 출간 후 7주 연속 역사 분야 베스트셀러 20위권을 유지했고 올 상반기 세계사 분야 베스트셀러 5위를 기록했다.

6월 출간된 <유럽과 소비에트 변방 기행>에는 전쟁 이전 목격한 우크라이나의 아름다움이 담담하게 기록돼 있다.

한편 러시아 역사서도 주목받고 있다. 전쟁이 발발한 2월 역사 분야 내 러시아 관련서는 전년 동기 대비 18.97%의 판매 성장률을 보였다.

7월 정식 출간을 앞둔 <지극히 사적인 러시아>는 다양한 방송을 통해 이름을 알린 일리야 벨랴코프가 펴낸 러시아 역사 문화서다. 러시아인들의 정서와 생각을 읽고 우리와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지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