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불황에도 M&A 장바구니 담는 디지털·전기차·녹색 먹거리

불황에도 성장이 담보된 신사업 분야 M&A는 활발 전기차 비전 담은 쌍용차 인수전・삼성디스플레이 OLED 투자・LG 애플망고 인수

2022-06-29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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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재영 기자]자산시장 침체에도 유망 신사업 분야의 인수합병(M&A) 투자는 이어지고 있다. 디지털・전기차・친환경 분야는 활발한 M&A 투자 유입을 통해 성장산업으로서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쌍용자동차는 KG컨소시엄이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여러 우여곡절을 겪은 쌍용차의 M&A는 미래 성장 비전에 전기차를 담은 이후 새 주인을 찾게 됐다. 향후 전기차 신모델의 흥행이 M&A 성공 여부도 좌우할 전망이다. 쌍용차의 기업 정상화 방안에는 전기차 육성 전략이 담겼으며 채권 변제 외 관련 투자금을 조달하는 데 인수자금 일부가 사용된다. 쌍용차는 올해 전기SUV 코란도 이모션을 출시하고 전기차 시장에 처음 발을 들였다. 내년에는 중국 BYD와 손잡고 신규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도 세웠다. 이를 위해 막대한 투자금이 소요될 전망이라 인수자금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과제가 M&A 성공 여부로도 연결된다. BYD와의 파트너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진출의 포석이 된다. KG컨소시엄의 투자 결정은 이러한 성장 가능성에 베팅한 셈이다. 같은날 한글과컴퓨터는 글로벌서비스형소프트웨어 기업 케이단모바일(KDAN) 지분 약 30%를 201억여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컴은 KDAN의 최대주주가 된다. KDAN의 인공지능(AI) 문서관리 서비스가 한컴의 기술과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보유한 독일 스타트업 사이노라(Cynora)를 3억달러(약 3875억원)에 인수했다고 보도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전자 등은 이미 사이노라에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블룸버그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디스플레이 생산에 사이노라의 특화된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해당 보도에 대해 삼성 측의 공식 확인은 없다. 최근 LG전자는 GS에너지와 손잡고 국내 전기차 충전기 전문업체 애플망고를 공동 인수하기로 했다. LG전자가 지분 60%를 확보하고 GS에너지, GS네오텍이 각각 34%, 6% 지분을 취득한다. 애플망고는 전기차 충전기 개발 원천기술과 높은 R&D 역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연내 경기도 평택 LG디지털파크에 전기차 충전기 생산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이번 M&A 투자를 통해 기존 전장 사업에 더해 미래 전기차 시대에 최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LG는 그룹 차원에서 벤처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최근 스타트업 오픈 이노베이션 브랜드 ‘슈퍼스타트’를 출범하고 투자 사업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LG사이언스파크에 스타트업 사업화 검증 전용 공간을 구축하고 매년 1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향후 3년간 1500억원을 투자해 유망 스타트업 300개를 육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재계 전반적으로 이런 벤처 투자와 신사업 위주 계열 신규 편입 등이 늘어나면서 계열사 수가 늘어나는 추세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주회사의 지난해 평균 자·손자·증손회사 수는 각각 5.8, 6.9, 0.8개로 전년(자 5.5, 손자 6.2, 증손 0.7개) 대비 모두 증가했다. 지주회사 전환집단 소속 평균 자·손자·증손회사 수도 각각 11.4, 22.4, 3.6개로 전년(자 10.3, 손자 20.0, 증손 2.9개) 대비 증가했다. 올해부터는 일반지주회사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도 허용됨에 따라 더욱 활발한 투자가 기대된다. 일반지주회사가 체제 내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작년 말 기준 65조8416억원으로 전년보다 19% 늘어난 상태다. 정부는 유보금이 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 개편을 통해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세컨더리 펀드 확대 조성, M&A 및 기업공개(IPO) 관련 규제 개선, 복수의결권 도입, 실리콘밸리식 복합금융 등 투자 활성화 유도 방안을 구체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