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퍼펙트스톰 오나…산업 전망 급강하
복합적 경제위기 퍼펙트스톰, 이미 닥쳤을지도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 노출…산업계 타격 우려
2022-07-05 이재영 기자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복합적 경제위기가 중첩되면서 퍼펙트스톰이 닥칠 것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미 닥쳤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비화되는 게 최근 퍼펙트스톰의 양상이다. 원가 부담과 소비 침체 샌드위치에 낀 산업계는 부정적 전망이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6월 물가지수를 보면, 산업계에 부담을 주는 요소가 다수다. 공업제품과 서비스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특히 공업제품과 전기‧가스‧수도가 전년동월비 10% 가까이 올랐다. 이는 기업의 원재료비 등 변동비 부담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서비스는 인건비가 가장 큰 원가임을 고려할 때 기업 측면에서 직원 급여 등 고정비 부담이 커졌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변동비와 고정비가 동시에 커져 매출원가가 오르면 기업은 채산성이 줄어드는 압박을 받는다.
여기에 인플레이션발 소비침체도 현재진행형이다. 지난 5월 소매판매 소비 지수는 전월비 승용차 내구재 판매가 늘었으나(1.2%) 의복 등 준내구재(-1.2%)와 의약품 등 비내구재(-0.3%) 판매가 줄었다. 내구재도 전년동월대비로는 큰 폭의 감소세(-3.3%)를 보였다.
스태그플레이션에 가장 취약한 산업은 석유화학 업종이 꼽힌다. 고유가 등 원가는 오르는데 소비침체로 판가전이가 어렵기 때문이다. LG화학 영업이익은 1분기 이미 전년동기비 4000억원 정도 줄었다. 매출원가가 크게 올라 영업이익률도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로 작아졌다. 2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반토막 날 것이란 관측이 평균적이다. 상대적으로 화학업종에 집중률이 높은 롯데케미칼은 1분기에 더 큰 실적 낙폭을 보였다. 2분기 역시 실적이 큰 폭 하락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시장전문가들과의 간담회에서 “미증유의 퍼펙트스톰이 점점 다가오는 모습”이라며 “어쩌면 이미 시작됐을지도 모른다”고 언급했다.
전날 일본 투자은행 노무라는 한국을 비롯해 주요국들이 미국과 함께 1년 내 경기 후퇴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특히 한국은 3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먼저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경제가 동반 침체되고 있어 수출 회복에 기대는 성장도 더는 바랄 수 없다는 관측이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그런 면에서 침체 속도도 빠를 것으로 예측했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전 세계가 퍼펙트스톰에 직면했다며 거기서 비롯된 불평등이 세계 평화와 안보를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전쟁에서 촉발된 글로벌 식량, 에너지, 금융 위기가 팬데믹과 기후위기로 휘청이고 있는 국가들을 강타했다며 전쟁이 인류 존망을 위협하는 기후 문제 의제에서 초점을 벗어나게 하는 것도 매우 우려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