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석유화학, 스태그플레이션에 실적 둔화 확률 높아
한기평 “석유화학 스태플레이션 위험 노출도 ‘높음’”
석유화학 업계도 위기감 고조… 3분기 BSI 63 최저치
실적개선 수요회복이 관건… 고부가 제품 확대로 방어戰
2023-07-05 이상래 기자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석유화학 업계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실적이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수요 급감에 따른 판매 부진과 동시에 원자재 가격 증가로 인한 비용부담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5일 한국기업평가의 ‘2022년 주요 산업별 하반기 전망 및 스태그플레이션 노출도’ 보고서에 따르면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에 가장 크게 노출된 업종으로 석유화학 기업들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기평은 “공급 확대로 수급 상황이 비우호적인 가운데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위험 노출도가 높다”며 “경기 둔화 속도가 빠르면 수요 둔화로 실적 저하세가 가파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석유화학 업계에서도 확산되는 모양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389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2022년 3분기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석유화학 업종이 63으로 최악의 경기 체감을 보였다. BSI는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석유화학 업계에서 63으로 경기 전망을 본다는 것은 상당히 부정적으로 경기를 전망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석유화학 업계는 고유가 시대가 이어지면서 기초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부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나프타 가격은 톤당 831.75 달러다. 지난해 2분기 말 톤당 614달러에 비해 35% 가까이 오른 수치다.
업계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수요 부진이 얼마나 지속될지를 주목하고 있다. 수요가 회복돼 석유화학 제품 판매가 늘어나면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업계는 이러한 경기 부진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으로 고부가 제품 및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수익성이 높은 제품 판매를 통해 글로벌 경기 움직임에 따른 리스크를 다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은 석유화학 업계에 직격탄”이라며 “글로벌 수요가 회복되기를 기다리면서 고부가 제품 확대를 통한 수익성 방어에 힘써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