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지역 해제, 지방 분양 시장 한파 풀릴까
대구 상반기 청약 경쟁률 0.6대 1, 최소 당첨 가점은 '0점' 깊어지는 청약 한파, 규제 지역 해제로 수요 회복 기대감
[매일일보 이소현 기자] 대구와 대전, 전남이 비규제지역으로 편입되며 일대 청약 시장 한파가 누그러질지 주목된다.
6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대구 지역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은 0.2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만해도 경쟁률 6대 1을 나타내던 시장은 최근 고전 중이다. 당첨을 위해 필요한 최저 청약 가점은 평균 18.7점에서 '0점'으로 떨어지며 일대 미분양 우려를 키웠다.
대전도 올해 상반기 1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지난해 25.8대 1 수준 한참 밑돌았다. 최저 청약 가점도 평균 47.8점에서 40.2점으로 소폭 하락했다. 전남은 7.6대 1로 올랐지만, 지난해 청약자 수가 1100여 명에 불과했던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유의미한 상승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얼어붙은 일대 청약 시장은 최근 본격화된 규제 완화에 기대를 거는 중이다. 대구·대전·전남을 포함해 투기과열지구 6곳, 조정대상지역 11곳 등의 지구지정이 전날 해제됐다.
규제 지역에서 빠지면서 최대 5년간 적용되던 분양권 전매제한이 해제된다. 청약 문턱도 낮아진다. 1순위 청약 시 해당 지역 거주자에게 우선 공급하는 요건과 가점제 비율 등도 축소된다. 분양권 전매 시 적용되던 양도세율 50%와 더불어 다주택자의 각종 중과세 의무도 완화된다. 자금조달계획서를 작성해야 하는 의무에서도 자유로워진다. 조정대상지역 규제가 유지되는 대구 수성구를 제외하고는 전면적인 규제 완화가 이뤄지는 셈이다.
업계는 시장 안정화 국면에서 급격한 과열보다는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수요 회복을 전망한다. 특히 대구는 주택 공급 이슈가 지속됨에 따라 전셋값과 매맷값이 동반 하락하는 중이다. 규제 해제 직전에 분양된 수성구 '범어자이' 등도 대부분 주택형이 미달됐다.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수성구에서 브랜드 아파트도 힘을 쓰지 못하면서 청약 및 분양권 시장은 조용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분양 대행사 관계자는 "청약 경쟁률이 상승할 여지는 있다고 본다"면서 "해제 효과가 나타나려면 시일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동구의 한 중개업자는 "분양권을 매수 반응을 확인하려는 집주인들의 전화는 많이 온다"면서 "투자자들이 매수할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 보고 이번에 거래된 것은 실거주하려는 신혼부부"라고 말했다.
전국 전반적으로는 청약 시장은 안정화되며 양극화 국면을 보이는 중이다. 올해 상반기 전국의 청약 경쟁률은 평균 24.1대 1로 지난해 30.8대 1과 비교해 감소했다. 경기(9.6대 1), 인천(21.9대 1) 등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10개 지역의 경쟁률이 하락했다. 397대 1로 세 자릿수를 기록한 세종을 포함해 부산(44.9대 1), 강원 (16.4대 1) 등 일부 지역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들은 이에 미분양과 부동산 경기 침체를 해소하기 위한 규제지역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지방에서는 울산 남구, 충북 청주, 전북 전주가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요청했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양주와 파주, 김포 등이 규제 완화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