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금융비용 압박에 기업 순이익이 쪼그라든다
환율・금리 비우호적 금융환경은 순이익 감소 원인
대한항공 외화부채 많아 달러강세에 손실
전기가스업・조선업, 금융비용 커질 우려
2023-07-10 이재영 기자
[매일일보 이재영 기자]최근 환율과 금리가 비우호적인 환경은 기업 순이익이 감소되는 원인이 된다. 기업들이 신사업 중심의 신규 투자를 늘리기 위해 차입금을 늘리는 상황에서 금융비용이 커져 순이익을 갉아먹을 상황이 우려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3년간 실적이 좋아 유동성이 풍족하다. 삼성전자는 2019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약 45조원으로 그 중 유형자산취득에 25조원을 썼다. 매출에서 발생한 현금으로 재투자를 하고도 20조원이 남았다는 의미다. 2020년은 같은 식으로 27조원이, 작년에는 약 18조원이 남았다. 작년 유형자산취득에 47조원에 달하는 거금을 썼는데도 현금에 여유가 있는 편이다.
이에 비해 LG전자는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유형자산취득액을 뺀 금액이 290억여원에 불과했다. 무형자산취득액 6000억여원까지 빼면 남는 현금은 마이너스가 된다. 부족분은 차입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 이에 차입금이 증가했는데 다행히 올 1분기 실적이 좋아 지난 4분기 0.1%까지 축소됐던 순이익률도 1분기 6.64%까지 회복됐다.
하지만 LG전자는 1분기 직전까지 대출을 상환해왔던 재무기조에서 차입이 더 많은 쪽으로 기울었다. 1분기말 현금및현금성자산은 5조6000억여원으로 전년 동기 6조3000억여원보다 감소해 있다. 최근 발표한 2분기 잠정실적에서는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1% 감소해 경영환경이 갈수록 나빠지는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대한항공은 최근 실적이 양호하지만 1분기 기타비용만 2137억원이 발생할 정도로 외화부채가 많아 환율에 민감하다. 대한항공은 연초 원화가 달러대비 10% 약세인 경우 법인세비용차감전순손익에 4853억원의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업종별로는 실적 부진에다 부채까지 높은 전기가스, 조선업종 등이 금융부담도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국내 외감기업 중 전기가스업은 부채비율이 211.3%에 이르렀다. 전년 동기 159.2%에서 오른 수치다. 차입금의존도도 같은기간 41.8%에서 44.8%가 됐다. 전기가스업의 세전순이익률은 1분기 -12.4%를 기록했다.
1분기까지 적자가 지속됐던 조선업도 최근 역대급 선박 수주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금융비용 부담이 걱정이다. 최근 파업까지 닥친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지난해 영업적자를 본 상황에서 금융비용도 7614억원이나 발생해 당기순손실폭을 키웠다. 조선업은 선박 건조 과정에서 대금을 받기까지 차입이 필요해 금융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대우조선해양의 1분기말 부채비율은 523.16%나 됐다. 전년 동기 175.57%에서 급격하게 나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