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기업·정부 부채, GDP의 290% 육박

금융위기 당시 285.2% 넘어 역대 최대치

2013-09-22     강준호 기자

[매일일보 강준호 기자] 한국의 가계·기업·정부 부채가 전체 경제 규모의 3배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2일 한국은행 자금순환표를 보면 올해 2분기 말 현재 가계 및 비영리단체·비금융 기업·일반정부의 부채는 지난 1년간의 국내총생산(GDP)의 289.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큰 수치다. 금융위기 당시 최고치였던 285.2%(2009년 2분기)보다도 더 높다.

GDP 대비 가계·기업·정부 부채의 비율은 2003년까지만 해도 220%대에 머물렀다.

그러나 2006년 말 236.5%, 2007년 말 245.9%로 오르더니 금융위기를 맞은 2008년 말 273.7%로 훌쩍 뛰었다. 지난해엔 280% 선마저 돌파했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비금융법인기업의 GDP대비 부채비율이 2003년 2분기 131.4%에서 올해 2분기 158.0%로 불어났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같은 기간 72.8%에서 91.6%가 됐다.

정부의 부채비율은 18.2%에서 40.1%로 상승했다. 정부의 부채비율은 절댓값은 가장 작지만, 증가세는 가장 가팔랐다.

부문별 GDP 대비 부채 비율이 치솟은 것은 2000년대 들어 경제주체들의 빚이 성장속도보다 빠르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2003년 2분기 135조3000억원에 불과했던 정부(중앙+지방) 부채는 정확히 10년 만인 올해 2분기 517조9391억원으로 4배 가까이가 됐다.

비금융법인기업(주식 및 출자지분, 직접투자 제외) 부채 역시 같은 기간 975조3000억원에서 2039조2803억원으로, 가계·비영리단체는 540조3000억원에서 1182조1880억원으로 각각 2배 이상의 수준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명목 GDP는 이 기간 742조1000억원에서 1290조6000억원으로 1.74배 늘어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