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울트라스텝’ 우려 주식·코인 투심 싸늘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약 41년 만에 9.1% 돌파 한·미 금리 역전 시 증시·채권서 外人 자금 유출 ‘불가피’

2023-07-17     홍석경 기자
두나무와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미국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p) 인상하는 ‘울트라 스텝’을 단행할 우려에 주식시장과 비트코인 시장 투자심리가 더 악화하고 있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약 4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인 9.1%를 기록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에도 물가 억제를 위해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17일 업계 따르면 시장에서는 연준이 오는 26~27일(현지시각)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100bp 올리는 ‘점보 스텝’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9.1% 상승하면서 시장 예상치(8.8%)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올해 3월부터 연속으로 금리를 올렸는데도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이 좀처럼 꺾일 기미가 보이질 않자, 연준이 ‘100bp 금리인상’ 카드까지 꺼내들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월가에서도 미국 물가가 6월에 정점을 찍었는지 여부를 두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CPI가 5.9%로 전월보다 둔화된 점을 들어 ‘인플레이션 고점론’을 제기하고 있는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CPI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주거비가 약 21년 만에 최고치인 5.6%까지 치솟은 부분을 우려하고 있다. 연준이 이보다 더한 ‘울트라 스텝’에 나설 경우 미 정책금리는 2.5~2.75%로 미국 금리가 우리나라 금리보다 50bp 높아지게 된다.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 국내 증시와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원화 가치가 떨어지고, 이는 수입물가를 자극해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다만 한은은 당장 금리역전에 따른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다. 암호화폐 시장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 물가가 9%를 기록한 이후 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2만달러 아래로 급락했었다. 가상화폐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 따르면 가상화폐 시장의 투자심리를 알려주는 ‘공포·탐욕 지수’는 15점으로 ‘극도의 공포(Extreme fear)’ 수준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수는 0으로 갈수록 시장 심리가 극단적 공포에 가까움을 나타내며,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