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민생 카드로 野 압박

"민주, 정치만 내세워...국민 외면" 비판
세일즈 외교 후속 조치·경제살리기 전념

2013-09-22     고수정 기자

[매일일보 고수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민생 대 비(非)민생’ 구도를 내세워 야권의 장외투쟁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한 3자회담으로 여야 대치 정국이 더욱 심화, 정기국회의 원만한 운영에 걸림돌이 된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와 여당은 국민을 위해 민생입법의 조속한 정기국회 통과를 호소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정치만을 내세우다 보니 제대로 일이 진척되지 않고 있다는 시각에 따른 것이다.

3자회담 결렬 다음날이자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17일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이같은 향후 구상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야당에서 장외투쟁을 고집하면서 민생을 외면한다면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며 “(제가 야당 대표 때) 당의 목적을 위해 국민을 희생시키는 일은 하지 않았다. 국가정보원 문제로 또다시 장기간 장외투쟁을 하는 것이 과연 국민을 위하는, 또는 국민이 원하는 민의인지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민생을 위한 정치를 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당의 목적을 위해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3자회담을 통해 야당과의 정치적 타협보다는 ‘마이웨이’를 걷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한 데 이어 당분간 정치현안과는 거리를 두되 민생에 전념하겠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국민을 상대로 호소하는 ‘직접 정치’를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장외투쟁중인 야당의 국회 복귀를 압박한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추석 연휴 기간 세일즈 외교 후속조치는 물론 경제살리기와 일자리 창출로 대변되는 민생 구상에 전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야당에 압박을 가하면서 동시에 러시아·베트남 세일즈 외교의 후속 조치와 내달 열리는 APEC 정상회의 및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등 다자외교 무대에서 역내 국가들과의 교역 및 투자 자유화 확대를 위한 방안에 몰두할 계획이다.

이런 ‘자신감’에는 개성공단 재가동 등 남북관계에서의 성과와 미국·중국·G2O·베트남 방문 등에서 보여준 적극적 외교행보를 통해 ‘내치=불통’ 지적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고공 행진을 벌이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또 국정원 사태가 이슈가 된 지 꽤 오랜 기간이 지났지만 지지율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판단도 내려진 것으로 관측된다.

‘채동욱 사태’ 역시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와 관련해 ‘눈엣가시’인 검찰총수를 찍어내려는 청와대의 의중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잇지만, 청와대가 강조한 ‘공직자 윤리문제’라는 주장이 국민에게 어느 정도 힘을 밝후하고 있다는 판단도 하고 있는 듯하다.

다만 이런 상황인식에서 나온 강공 일변도의 정국 대응기조는 일정한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