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여름 휴가철 시작…코로나19 재확산 본격화된다
정부, 전국 주요 관광지에 방역·관리요원 집중 배치
하위변이종 백신·치료제 없어…방역 실효성 우려
‘자발적 거리두기’, 국민 분열 조장
2023-07-17 이용 기자
[매일일보 이용 기자] 여름 휴가철을 계기로 코로나19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릴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 변이 확산 및 확진자 급증 상황 속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첫 여름휴가철을 대비한다. 이상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2차장은 지난 15일 “국제선 정상화와 휴가 성수기에 따른 여행수요 급증이 예상됨에 따라 방역인력 지원을 통한 안심 관광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휴가철을 앞두고 사회·경제적 부담을 덜도록 방역·의료 인력 확대를 통해 국민의 ‘자발적 거리두기’를 유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앞서 중대본은 국민 부담이 큰 거리두기를 다시 도입하는 대신 백신과 치료제 등을 적극 보급하는 의료체계를 구성해 유행에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인천공항과 김포, 김해, 제주 등 7개 지방공항에 단계적으로 총 200명 이상의 검역 지원인력을 투입해 승객 분류 등 검역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전국 17개 시도의 휴가철 인파가 집중되는 주요 관광지를 중심으로 신규 인력 510명을 포함한 총 2500명 규모의 지원인력을 투입할 계획이다
정부는 지난달 관계부처합동으로 발표한 ‘코로나로부터 안전한 여름휴가 대책’에 따라 규제와 단속이 아닌 국민들 스스로 서로를 배려하며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마스크 착용 등 개인방역수칙 준수와 거리두기 등을 적극 안내하고 홍보할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휴가철에 국민들이 안심하고 여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코로나 재유행에 대비하고, 향후 급증할 국내외 관광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하위변이종들이 국내 우세종이 될 것이라 예상되는 만큼, 방역인력 추가 배치 조치는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의문이 제기된다.
현재 기존에 형성된 면역을 회피하는 하위변이 ‘BA.5’가 우세화하는 가운데, 이보다 전파력이 더 센 BA.2.75(켄타우로스) 변이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돼 재유행 국면이 선명해지고 있다.
두 변이종 모두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태라 사실상 정부가 말한 ‘백신과 치료제로 대응하는 방역 체계’가 성립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관련 약품은 미국에서도 가을경 관련 약품이 개발될 것으로 전망되며,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백신 제조사들도 해당 변이에 대응하는 방법을 찾는 중이다.
이 가운데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 대상자 범위를 확대해 접종을 적극 권유하고 있는 상태다.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4차접종이 3차접종 대비 중증예방효과가 50.6%, 사망예방효과가 53.3%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재유행에 대비한 백신 접종을 적극 권고했다.
이에 개량백신이 아닌, 정부가 보유 중인 기존 백신 추가 접종 효과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방역당국은 "재유행을 앞둔 시점에, 고위험군의 중증·사망 예방을 위해서는 현재 백신으로 신속하게 접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뚜렷한 지침이 없는 정부의 ‘자발적 거리두기’도 국민 분열을 조장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송파구 지하철 관계자는 “최근 잠실 인근에서 관객들에게 물을 뿌리는 대규모 공연이 진행됐다. 젖은 상태로 대중교통을 타는 사람들에 대한 불만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며 “확산세가 커짐에 따라 휴가를 즐기거나 인파가 많은 곳에 가는 사람들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