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같은 기간 3만4955건보다 20% 증가
대출 규제·금리 인상 영향…“월세화 계속될 것”
2022-07-17 나광국 기자
서울
[매일일보 나광국 기자]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서울아파트 매매는 급감한 반면 월세가 낀 임대차 거래는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서울에서 월세가 낀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은 이날까지 4만2087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4만건을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전해진 정해진 법정 기한 없이 세입자의 확정일자 신고를 기반으로 집계되기 때문에 월세 낀 거래량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올해 월세 거래량은 종전 최다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의 거래량(3만4955건)보다도 이미 20% 넘게 많은 수준이다.
월세 거래 급증에 따라 올해 6월까지 서울 임대차 거래량은 현재까지 10만5421건으로, 상반기 기준 처음으로 10만건을 넘어섰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강서·금천·강동구를 제외한 22개 구에서는 월세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거래량을 추월했다.
서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낀 계약이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 35.8%에서 올해 39.9%로 치솟으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치인 준월세(21.3%)와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초과하는 준전세(17.1%),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이하인 월세(1.5%)의 비중도 모두 같은 기간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전세의 경우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60.1%)이 역대 최저에 이르렀다. 이는 2년 계약갱신청구권제와 5%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2020년 7월 말 시행된 이후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월세 시장으로 대거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업계 안팎에선 오는 31일 새 임대차법 시행 2년 도래와 맞물려 서울아파트 신규 전세 재계약의 보증금이 더 오르면서 월세 전환 시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달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되는 등 고강도 대출 규제가 지속되고 있고, 또 최근에는 잇단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 금리가 급격히 뛰면서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단마저 6%를 넘은 상황이다.
반면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은 극심한 ‘거래 절벽’에 빠지며 역대급 침체의 수렁에 빠졌다. 이는 대출 규제 지속과 금리 인상 압박에 따라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어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계약일 기준)는 7793건으로 종전 최소였던 지난해 상반기(2만5828건)의 30% 수준으로 급감했다. 아직 6월 매매 계약의 등록 신고 기한(계약 후 30일 이내)이 2주일 남았지만, 최근 분위기와 추세상 서울아파트 상반기 매매량이 1만건을 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금리인상으로 전세대출 이자부담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며 “월세화 추세로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은 커지겠지만 이런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