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나홀로 호황 HMM…중장기 비전 확보 과제
HMM, 유례없는 해운업 호황에 6개 분기 연속 최대 실적 경신
해운운임과 물동량 하락…업황 둔화 대비 위해 5년간 15조 투자
새 주인찾기는 여전한 과제…신사업 진출 시 제약으로 민영화必
2023-07-17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나홀로 호황을 누리는 HMM이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해운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을 맞아 중장기 비전 확보에 나선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유례없는 해운업 호황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조1486억원을 기록하는 등 2020년 4분기 이후 6개 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 중이다.
그러나 올해 2분기에는 신기록 행진을 멈출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은 2분기 매출액 4조5374억원, 영업이익 2조6767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해운 운임과 물동량이 동시에 하락세를 보이면서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던 해운 업황도 정점에 다다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해운 업황은 짧게는 10년, 길게는 20년을 주기로 호황을 누렸다 업황이 둔화되는 사이클이다.
이에 HMM은 최근 앞으로 다가올 업황 둔화를 대비하고자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 투자 계획을 밝혔다. 김경배 HMM 사장은 “5년간의 15조원 투자 계획은 돈이 남아서가 아니라 투자하지 않으면 미래에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우선 15조여원 중 10조원을 선박과 터미널, 물류시설 등 핵심자산에 투입한다. 컨테이너선·벌크선 사업 전략의 일환으로 오는 2026년까지 120만TEU의 친환경 선대를 확보할 계획이다. 또 핵심지역 터미널 등 물류 인프라를 확보해 수익 기반을 강화하고 노선을 추가 확보하는 등 서비스 영역을 확장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컨테이너·벌크 등 사업부문의 역량을 균형감 있게 성장시키기 위해 벌크선을 현재 29척에서 55척으로 90% 늘릴 계획이다.
나머지 5조원은 선사, 친환경 연료, 종합물류 등 사업 다각화를 위한 미래전략사업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HMM은 현재 저유황유 대체, 스크러버 설치 등 보유 선박에 대한 단기적인 대응을 완료했다. 앞으로 LNG선을 비롯한 친환경 연료 기반의 선박을 확보하는데 주력한다. 장기적으로는 국내에서 친환경 연료를 개발하기 위한 대체연료 관련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해당 분야의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1500억원을 투자해 이커머스 플랫폼 구축과 전사자원관리(ERP) 고도화 등 디지털 전환에도 힘쓸 계획이다. 특히 전담 조직을 구성해 중장기적으로 인공지능 운임 솔루션을 적용하고 내륙운송까지 연계한 서비스를 구축할 방침이다.
한편 새 주인찾기는 여전히 과제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지분(총 40.65%)을 매각해 HMM을 완전 민영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신사업을 진출할 때 채권단을 설득해야 하는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