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기술닥터사업 국비 요청에 산업부 '안돼'

산업부 "국가균형발전에 어긋나 지원 못해"

2013-09-22     강세근 기자
[매일일보] 중소기업의 기술향상을 도와주는 '찾아가는 기술닥터사업'의 국비지원을 두고 경기도와 산업통상자원부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경기도가 2009년 시작한 기술닥터 사업은 말 그대로 전문 기술인력이 기술적 어려움을 겪는 기업 현장을 찾아가 진단, 처방을 내리고 필요에 따라 수술까지 해주는 지원사업이다.특별한 신청제한이 없어 어느 기업이든 신청서 한 장만 작성해 제출하면 바로 지원해 주기 때문에 도내 영세 중소기업에 특히 인기가 많다.

경기도 광명에서 자동차 배기관을 제조하는 프라미스는 지난 2011년 고온의 배기가스 유량측정 시스템을 제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전문적인 제작 기술이 부족했던 프라미스는 '경기도 기술닥터'에 요청, 아주자동차대학 교수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말끔히 해결하고 대기업 2곳과 납품계약까지 따냈다.도는 지난 4년간 87억원의 도비로 프라미스같은 도내 1천719개 중소기업을 지원, 2천299건의 기술문제를 해결했다.'앓던 이'같은 기술문제가 해결되자 기술닥터 사업의 혜택을 받은 기업들에게 평균 매출 9천300만원, 수출액 3천600만원, 생산성 1천200만원이 증가되는 효과가 나타났다.중소기업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사업 시행 이듬해인 2010년부터 전국 지자체의 벤치마킹이 쇄도했다.현재 구미, 울주, 대전, 강원, 경북 등 5개 지자체가 경기도 기술닥터사업을 그대로 도입하거나 이름만 바꿔 시행하고 있다.그러나 최근 지방정부의 재정여건이 악화된데다 기업들의 지원요청이 넘쳐나면서 기술닥터사업에 예산문제가 불거졌다.지난해 20억원이던 사업비가 올해 16억원으로 줄었고, 기업들이 너도나도 지원하는 바람에 올해 사업예산이 이미 지난달 말 바닥이 났다.이에 도는 올 상반기 기술닥터사업 예산의 절반을 국비로 지원해달라고 산업부에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경기도만 하는 기술닥터사업이어서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정부 정책기조상 국비지원은 불가하다는 게 이유다.이에 경기도는 중소기업 기술애로 해결은 강하고 경쟁력있는 중소기업 육성의 근간이 되는 정책이므로 국가균형발전 논리를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도 과학기술과 관계자는 "기술닥터사업은 기업인들의 호응이 크고 여러 지자체가 자발적으로 도입하거나 도입을 검토중이어서 국비지원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도는 국비지원을 받기 위한 전략 중 하나로 대전시와 경북도와 연계, 국비지원 촉구를 위한 공동성명서 발표를 준비중이다.

또 전액 도비로 충당하던 사업비를 내년부터 도내 31개 시·군과 절반씩 부담하기로 합의하는 등 도비부담을 덜기위한 고육책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