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거품 붕괴...부채 해결사로 나선 정부

2022-07-18     조민교 기자
지난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자산 가격 거품 붕괴 현상이 가상화폐와 채권, 주식 등에 이어 파급력이 큰 부동산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로 인해 부채 문제가 중대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 가계 부채 문제가 심각한 한국에서는 정부가 취약계층 부채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발 빠른 대응’이라는 평가와 별개로 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고 있다. 향후 기업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설 경우 이에 따른 반발도 예상된다. 18일 현재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는 올해 하반기 시작된 경제 위기가 내년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의 경우도 경기가 이제 수축 국면 초기에 접어들었을 뿐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에서 촉발된 자산 거품 붕괴 문제는 경기침체가 더해지면서 내년 심각한 부채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 내년 본격화될 경제 위기의 본질은 자산 가격 거품 붕괴와 이에 따른 부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자산 가격 거품과 부채 증가는 코로나19 와중에 경기 부양을 위해 시중에 막대한 유동성이 풀린 결과물이다. 코로나19 사태 기간 각국은 사실상 부채로 경제 침체를 막았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천문학적인 코로나 지원금을 풀면서 정부에 부채가 집중됐고, 중국은 주로 기업에 부채가 집중됐다. 반면, 대외신인도가 중요한 한국은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에 주로 가계가 빚을 내는 방식으로 위기에 대응, 가계에 부채 문제가 집중됐다. 특히 집값 폭등에 맞물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가상화폐·주식 폭등에 발맞춘 빚투(빚내서 투자) 현상이 만연하면서 자산 시장에 거품이 가득 차 부채 문제를 더욱 부채질했다. 청년을 비롯한 취약계층 중심으로 부채 문제가 심각해진 것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주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0.5% 인상)을 단행한 직후 125조원 규모의 취약계층 금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빚을 내 생계를 이어온 소상공인·자영업자, 집값 폭등기에 빚을 내 집을 산 이른바 영끌족, 그리고 빚을 내 가상화폐나 주식에 투자해 온 이른바 빚투족을 위한 대책들이다. 정부는 선제적 대응이 중요한 금융 리스크 특성상 과감한 대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형평성 문제와 도덕적 해이 문제를 제기하는 부정론도 만만치 않은 상황. 이에 정부는 “지원대상 및 수준, 심사기준 등을 세밀하게 설계·운영하여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면서도 정책효과를 극대화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향후 경기침체가 본격적인 국면에 접어들면 한계기업 구조조정 문제가 또 다른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는 경제구조를 튼실하게 만든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실업 문제와 구조조정에 대한 반발 등 난관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