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인터뷰] 윤상진 큐로홀딩스 상무 “카페는 문화를 마시는 공간”

커피전문점 레드오션화…브랜드 가치로 승부수 문화 누리는 공간에 대한 국내 고객 니즈 집중

2023-07-18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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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김민주 기자] 오랜 역사를 새롭게 해석하려는 기업이 있다. 가맹 사업을 본격화 하겠다면서도 프랜차이즈의 핵심인 ‘가맹점 확대’보다 가치 있는 브랜드를 만들겠단다. ‘일리카페’의 얘기다. 최근 일리의 한국 독점 파트너사 큐로홀딩스는 한남동 이음갤러리에서 신제품 및 브랜드 쇼케이스 전시회를 개최하며, 한국 사업 확대를 공언했다. 행사장에서 만난 윤상진 큐로홀딩스 마케팅 상무는 “일리의 궁극적 목표는 한국에서 제일 큰 커피 회사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단순한 커피 한 잔이 아닌, 커피에 대한 철학과 문화를 파는 브랜드로 대중들에게 알려지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리카페를 상업적이지 않은 프랜차이즈 카페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말한다. 가장 느린 육상선수가 되겠단 이야기처럼 들린다. 그러나 그 속내는 한국의 커피문화를 선도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 레드오션을 돌파하라…역사 속에 미래에 대한 해답이 있다

일리카페의 90년 역사를 되짚어 올라가 보면, 수많은 ‘최초’ 타이틀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1934년 창업주 프란체스코 일리가 독자 개발한 ‘질소압축 포장시스템’이 있다. 질소포장을 커피에 접목한 세계 최초의 사례이며, 현재까지도 해당 기술은 일리만이 보유 및 사용 중이다. 1935년 개발한 커피 기계 ‘일레따’는 현대식 에스프레소 머신의 시초다. 일레따를 통해 이탈리아 전역에 일리 브랜드를 알린 것은 물론, 일리의 터전이었던 이탈리아 트리에스테를 글로벌 원두 유통 명소로 만들었다. 2000년대에 들어선, ‘아이퍼에스프레소’가 등장한다. 이 역시 일리의 대표 독보 기술 자산 중 하나다. 일리가 한 세기 가까이 축적해온 역사는 곧 일리만이 가진 진한 브랜드 색깔과 특장점이 됐다. 윤 상무는 레드오션이 된 국내 커피 시장에서 일리의 매력적인 역사를 무기 삼아, 차별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번 한남동 행사의 주 목적이자 기획 의도는 당초 ‘신제품 홍보’였지만, 일리 브랜드 히스토리를 전시하는 데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키를 고쳐 잡은 이유이기도 하다.

⃟ “고객들이 카페를 찾는 이유부터 파악해야”

유럽처럼 ‘광장’ 문화 및 시설이 발달하지 않은 한국은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거나 간소한 만남을 갖는 등 짧은 휴식을 해결할 공간이 마땅치 않다. 국내 소비자들은 커피 한 잔으로 카페의 한 좌석에서 보낼 시간을 구매하는 셈이다. 결국 고객들이 카페를 찾는 이유는 ‘잠깐의 휴식’이 필요해서다. 윤 상무는 카페를 아트 특화형 복합문화공간으로 육성, 문화 향유 및 휴식 공간에 대한 고객들의 니즈를 파고들겠단 비전을 내세웠다. 현재 이탈리아 본사와 관련 논의를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윤 상무는 “이탈리아에서 카페는 단순히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공간이 아닌, 커피 문화를 공유하고 브랜드의 역사와 가치를 경험하는 복합공간입니다. 타 국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커피를 사랑하고 경제적‧문화적 수준이 높아진 한국에서도 머지않은 미래입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