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폭락’ 정부 대책 마련 부심

2023-07-18     조민교 기자
추경호
[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자산 가격 폭락 현상이 가상화폐와 채권, 주식 등에 이어 파급력이 큰 부동산으로 확산되고 있다. 고물가 안정이 우선 과제라 정부는 자산 폭락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 정부 대책은 세제 부담 완화를 통해 자산 폭락에 따른 소비 위축을 최소화한다는 수준에서 그치고 있다. 18일 현재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는 올해 하반기 시작된 경제 위기가 내년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의 경우도 경기가 이제 수축 국면 초기에 접어들었을 뿐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에서 촉발된 자산 거품 붕괴 문제는 경기침체가 더해지면서 더욱 심각한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 시장은 통상 금리와 경기 상황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자산 폭락 현상 심화는 ‘더 가난해졌다’는 심리를 발동시켜 가계 소비가 줄게 되고, 이는 경기침체를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의 위기는 모두 대외요인에 따른 것으로, 우크라이나 사태 종식과 원유 대량 증산 등 공급망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없이는 국면 전환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정부는 서민과 중산층의 세금 부담을 완화하고 직장인 대상 세제 공제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통해 경기 침체 속도를 최대한 늦춘다는 구상이다. 이와 관련, 정부와 여당은 이날 세제개편안 당정협의를 통해 ‘과세체계를 개편해 경제활력 제고하고 민생경제 안정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하지만 세금 부담 완화가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대신 자산 폭락에 따른 부채 문제 해결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 부채 문제를 방치할 경우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자산 가격 거품과 부채 증가는 코로나19 와중에 경기 부양을 위해 시중에 막대한 유동성이 풀린 결과물이다. 코로나19 사태 기간 각국은 사실상 부채로 경제 침체를 막았다.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천문학적인 코로나 지원금을 풀면서 정부에 부채가 집중됐고, 중국은 주로 기업에 부채가 집중됐다. 반면, 대외신인도가 중요한 한국은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에 주로 가계가 빚을 내는 방식으로 위기에 대응, 가계에 부채 문제가 집중됐다. 이에 정부는 지난 주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0.5% 인상)을 단행한 직후 125조원 규모의 취약계층 금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부채 문제에 더해 향후 경기침체가 본격적인 국면에 접어들면 한계기업 구조조정 문제가 또 다른 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는 경제구조를 튼실하게 만든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실업 문제와 구조조정에 대한 반발 등 난관이 예상된다.